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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과 교육 한글 조기 교육 꼭 필요할까

등록 2017.05.19 수정 2017.05.24



문자교육의 적기는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보이고 질문을 시작할 때입니다.

지적 호기심에 찬물을 끼얹는 강요학습

세 살, 대부분의 유아들은 마치 웃음을 터트리듯 유창하게 말을 시작합니다. 출생 후 온 몸의 동물적인 감각을 이용해 주변을 탐색하던 유아들은 이제 옹알대던 외마디 음절도 아닌 짧은 문장을 통해 세상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꾀하는 것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엄마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부푼 꿈을 안고 언어교육을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한글교육을, 좀 더 욕심을 부리는 엄마들은 영어교육 심지어는 제2외국어 학습까지 강행합니다. 실제로 요즘은 한글 조기교육의 영향으로 서너살만 되도 책을 줄줄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눈치 빠르게 유행을 선도하는 TV광고 속에서는 기특하게도 두돌 정도 된 아이가 신문을 술술 읽어 내려가고, 미국인과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유난히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엄마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도 의연하게 지나칠 리 만무합니다. 부랴부랴 학습지를 신청하고, 잡지를 뒤적이고, 인터넷을 검색해 효과적이라고 선전하는 언어교육을 아이에게 적용해봅니다. 이렇게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엄마는 그나마 비교적 언어학습 강제성의 부작용에 대한 기본적인 검색엔진을 거치게 됩니다. 문제는 시간이 없거나, 맹목적으로 언어교육에 집착하는 엄마들입니다. 후자의 경우는 이제 막 짧은 문장을 통해 세상과의 의사소통에 나선 아이가 읽기와 쓰기에 미처 관심을 갖기도 전에 그 연한 싹을 싹둑 잘라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한 가정. 교육에 적극적인 엄마는 아이에게 책읽기를 시킨 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긴장해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를 지그시 내려다봅니다. 또 다른 가정. 이번 엄마는 아이에게 “자 다시 써봐” “다시 읽어 봐”라고 더욱더 똑똑해 질 것을 강요합니다. 갖가지 사물 이름에, 여러 형태의 창문이 달려있는 글자에, 귀염둥이 동물들의 대화에 반짝이는 관심을 보이던 아이는 이제 마음껏 뛰어 놀고만 싶어집니다. 갖가지 색깔과 형태의 그림이 있어 큰 맘 먹고 쵸콜릿보다도 먼저 집어보았던 신기한 그림책은 이제 쳐다보기조차도 싫어집니다.
아이는 그림책이 말을 걸어올 여유도 주지 않고 글자가 옆에서 자꾸 참견을 하니 이제 그림책과는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 아이는 글자에 대한 호기심도, 동심의 상상력도 접어버립니다. 그 모든 가능성의 날개를 스스로 꺾어버린 것입니다.

글자를 가르치겠다는 욕심을 버려보자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읽기 쓰기 등 문자교육의 적기는 아이가 글자에 관심을 보이고 질문을 시작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한글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몇몇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폐단은 더욱 심각합니다. 외부강사 혹은 교재를 통한 문자학습에 과도하게 내몰린 유아는 학습 스트레스로 인한 언어발달지체 및 학습기피증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준비되지 않은 아이를 학습에 내몰 경우의 부작용입니다. 특히 부모와의 교감 없이 프로그램에만 길들여지는 학습은 결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장 좋은 한글교육은 ‘그림책 읽어주기’ ‘그림책 함께 읽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특히 부모가 읽어주는 그림책 이야기를 듣고 자란 어린이는 책에 흥미를 느껴 자발적인 독서습관도 일찍 길러지게 됩니다.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라도 책을 안기면 문자에 매달려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므로 시간만 허락된다면 성대모사를 해가며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좀더 전문적인 읽기·쓰기 훈련도 부모나 형제, 친구들과의 놀이를 통한 학습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이미 모든 것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에게 단지 부드러운 자극만을 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조기학습능력을 유아기의 소중한 상상력과 맞바꿀 수는 없는 법.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생각하는 훈련은 물론 감성과 꿈을 키워가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며 사회성도 습득해갑니다. 어쩌면 사랑하는 가족이 체온을 직접 전달하며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은 아이의 일평생을 지탱해주는 중심이 되어 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엄마, 그림책과 절친한 친구로 만들어주세요

“자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을까? 은여우 아기는 손에 꼭 맞는 털장갑을 살 수 있었을까? 엄마한테 무사히 돌아갔을 것 같니?” “방금 혹부리 할아버지는 어떻게 혹을 뗄 수 있었지? 도깨비는 뿔이 몇 개나 달려 있었지?” 동화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은 아이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져 책을 읽어주는 중간 중간에 참견을 해봅니다. 
될 수 있으면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중에 질문을 던져 맥을 끊어놓는 일은 삼가야 합니다. 아이는 돌고래가 되어 바다 속을 유영하거나, 힘센 독수리가 되어 하늘을 마음껏 날며 천하를 호령하는 중입니다. 때로는 눈의 여왕이 주는 봉봉과자에 깜빡 넘어간 소년이 되어보기도 합니다. 아이는 그 순간에는 이야기 세계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또 다른 한가지. 어른의 고정관념으로 그림이나 글의 내용을 지나치게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도 자제해야 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의 상상력을 한 방향으로만 고정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보거나, 자신의 감정을 말로 혹은 역할극을 통해 표현해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 보도록 합니다. 엄마의 작은 정성이 아이의 정서안정을 위한 따뜻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입니다.

말 잘하는 아이 뒤에는 수다쟁이 엄마가 있다?

뉴스위크지 어린이 특별호에 따르면 유아의 어휘력 크기는 엄마가 아기에게 말을 하는 양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시카고대의 재닐런 허텐로처는 말합니다. 20개월된 유아의 경우, 수다쟁이 엄마와 생활한 아기는 말이 적은 엄마 밑에서 자란 아기보다 어휘수가 평균 1백 31개나 많았습니다. 2살이 되면 차이는 더욱 현격해집니다.
어휘수 차이가 무려 295개나 됐었습니다. 허텐로처는 “그런 차이가 발생하는 결정적 요인은 아기가 특정 단어를 듣는 빈도”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우리가 집중해야 될 대목은, 어휘력 및 문장력 증대효과는 엄마의 육성으로 얘기를 들을 때만 발생한다는 것. 즉 아기가 직접 참여한 진행중인 상황 속에서 말을 들을 때만 효과가 발생한다는 주장입니다. TV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는 아기에게 그저 소음일 뿐입니다.
우리나라 유아교육 학자들도 아이들의 말하기, 읽기, 쓰기에 대한 호기심은 출생과 함께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말을 자주 건네는 엄마에게서 말 잘하는 아이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사물에 흐릿하게라도 관심을 보이거나, 엄마와 눈을 마주치거나, 옹알이를 시작하면 이때부터 엄마는 더욱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테면 아기가 동물모양 장난감에 반응을 보이면 “참 귀엽지? 이건 곰이란다. 아빠가 사주셨어요. 이것 봐 소리도 나네”라고 말을 건넵니다.
또한 “저기 나비가 날아가고 있구나, 흰 줄무늬가 있는 노랑나비네” “누나가 유치원에서 돌아왔구나, 안녕! 누나한테 인사해야지” 라고 아이 주변의 모든 움직임을 언어화해주는 것이 효과적인 언어학습의 한 방법입니다. 특히 톤을 높인 목소리로 정확하고 천천히 말하고, 문장을 약간씩 다르게 반복해주면(예를 들면, 딸기 먹을까? 딸기 먹고 싶어? 등) 아이의 어휘력은 더욱 풍부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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