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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늦캉스는 카캉스가 진리

등록 2019.09.16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하다. 해수욕장이 문을 닫았고 쇼핑몰에는 가을 옷이 깔렸다. 미처 여름휴가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바뀌는 계절이 퍽 안타깝겠다. 휴가 갈 타이밍을 놓쳤거나 짧은 휴가가 아쉬웠던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서울 카페에서 즐기는 당일치기 바캉스, 이름하여 ‘카캉스’. 그냥 카페가 아니다. 커피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늦더위가 두렵지 않을뿐더러 재미가 넘쳐난다.
서울 카페로 떠나는 카캉스. 커피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공간들을 모았다.서울 카페로 떠나는 카캉스. 커피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공간들을 모았다.
# 식물에 둘러싸여 숨을 고르고 싶다면, 식물관PH
식물도 사람도 쉬어가는 공간이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문을 연 식물관PH다. ‘카페’라는 말은 턱없이 부족하고 ‘플랜테리어 카페’라는 명칭도 어딘가 아쉽다. 식물원, 미술관, 카페가 합쳐진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은 스스로를 ‘식물의 집’이라고 부른다. 1층의 식물원과 카페, 2층의 카페, 3층의 미술관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식물을 둘러보거나 인증샷 찍기에 몰두하거나 작품을 감상하거나. 식물관PH에 다양한 그림이 연출되는 이유다. 이 모든 것을 1만 원에 만끽할 수 있다. 
식물원과 미술관, 카페가 합쳐진 복합문화공간 식물관PH식물원과 미술관, 카페가 합쳐진 복합문화공간 식물관PH
1층에는 100여 종 식물이 모여 산다. 관엽관에는 8m 높이 투명 온실 아래 키가 큰 야자나무, 켄차야자, 중국부채야자 등이 빽빽하다. SNS에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오는 포토존으로 야자나무 사이에서 세로 사진을 찍으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 관엽관을 마주한 채 오른쪽 문으로 나가면 야외정원, 또 다른 포토존이 나온다. 사람들은 가운데가 원으로 뻥 뚫린 회색 구조물 뒤편의 계단에 앉는다. 원 안에 사람이 쏙 담기니 인증샷이 일사천리로 만들어진다. 관엽관 옆 야생초목관은 작은 식물들의 차지. 앞이 뚫린 정사각형 유리 선반에 붓순나무, 병솔나무, 다래 등 선이 가는 식물을 분재로 만들어 일정한 간격으로 앉혔다. 그 모습이 정물화처럼 단정하다. 여기선 식물과 함께 숨을 돌리는 것이 주된 일이고 커피는 거들 뿐이다. 
야자나무, 켄차야자, 중국부채야자 등 키 큰 관엽식물이 모인 1층 관엽관 야자나무, 켄차야자, 중국부채야자 등 키 큰 관엽식물이 모인 1층 관엽관
1층 야생초목관은 앞이 뚫린 유리 선반에 분재를 진열했다.1층 야생초목관은 앞이 뚫린 유리 선반에 분재를 진열했다.
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1층 관엽관1만 원을 내면 식물관과 미술관, 커피 한 잔까지 즐길 수 있다.[왼쪽/오른쪽]1만 원을 내면 식물관과 미술관, 커피 한 잔까지 즐길 수 있다./포토존으로 인기 있는 1층 관엽관
3층 미술관에서는 장우철 작가의 사진전이 오는 9월 8일까지 이어진다. 수영하는 사람,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 노랗고 새파란 꽃 등 자연과 여름을 닮은 사진에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전시는 1년에 네댓 번 열며 두어 달 주기로 교체한다. 미술관 한쪽 벽은 그림이 아니라 자연에 내줬다. 유리창은 캔버스요, 자연은 화가가 된다. 유리창으로 나무가 매일 다른 풍경화를 그린다.
미술관은 두어 달 주기로 새로운 전시를 올린다. 한쪽 벽에 통창을 내어 풍경이 시원하다. 미술관은 두어 달 주기로 새로운 전시를 올린다. 한쪽 벽에 통창을 내어 풍경이 시원하다.

TIP │ 식물원과 미술관을 잇는 2층 카페테리아는 테이블이 ‘ㄷ(디귿)’자형으로 놓여 있다. 명당은 2층 입구에서 왼쪽 테이블. 식물을 내려다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어 눈이 더욱 즐겁다.

# 마블의 호크아이가 되고 싶다면, 애로우팩토리
마블 영화의 호크아이가 활을 쏘는 모습에 감탄했다. 올림픽 양궁 경기를 TV로 보며 가슴을 졸였다.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대규모 다중 이용자 역할 게임) 게임을 할 땐 궁수가 되었다. 양궁은 지금까지 화면 속에서 즐기는 스포츠였다. 서울지하철 6호선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에 자리한 양궁 카페 ‘애로우팩토리’는 그래서 희소식이다. 양궁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전장비, 활과 화살, ‘선출(선수 출신)’인 사장님까지 있으니 몸만 가면 된다. 
양궁 카페는 실제 양궁장의 미니어처 버전이다. 과녁까지의 거리는 10m. 70~90m에 달하는 실제 양궁장 사로를 10분의 1 정도로 축소했다. 활도 양궁 선수들 것에 비하면 훨씬 가벼울뿐더러 활시위를 당기는 힘도 4분의 1 정도면 된다. 체험시간은 이용자가 정한다. 30발, 1시간, 하루, 한 달 등 다양한 시간을 고를 수 있는데 초보자는 1시간이 적당하다. 대략 감을 잡는 데 30분, 본격적으로 활을 쏘고 재미를 붙이는 데 30분이 걸리기 때문이다. 
양궁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양궁 카페, 애로우팩토리 홍대본점양궁을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양궁 카페, 애로우팩토리 홍대본점
과녁까지의 거리는 10m, 실제 양궁장의 약 10분의 1 길이다.과녁까지의 거리는 10m, 실제 양궁장의 약 10분의 1 길이다.
활을 쏘기 전에 안전장비 착용이 우선이다. 왼팔에 팔 보호대, 가슴에 가슴 보호대를 차고 오른손 중지에 핑거 탭(손가락 보호대)을 낀다. 그 후 5분 정도 기본자세, 활 쏘는 법, 안전 수칙을 교육받는다. “옆으로 서서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립니다. 화살은 왼손 집게손가락과 가운뎃손가락으로 잡고 오른손으로 활시위를 당기세요. 이때 오른손은 턱 끝에 딱 붙입니다. 왼팔에서 오른쪽 어깨는 일자가 되어야 해요. 활 조준기에 있는 빨간 점이 과녁 가운데 노란 원에 겹치는 순간 쏘면 됩니다. 이게 다예요.”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체험객안전장비를 착용하는 체험객
강사에게 활 쏘는 법을 교육받는 체험객강사에게 활 쏘는 법을 교육받는 체험객
설명은 간단하지만 실전은 어렵다.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10m 사로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까마득해진다. 활을 당기는 오른팔은 또 왜 이렇게 후들거리는지. 과녁을 빗나가 벽에 꽂힌 것, 3점, 5점, 과녁을 또 빗나간 것…. 과녁판이 엉망이다. 몇 번의 시도 끝에 8점이 나왔다. ‘텐(10점)’은 아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다. 활이 과녁 중앙에 꽂히면 명중했다는 쾌감에 계속 쏘게 되고, 빗나가면 아쉬움과 오기에 계속 쏘게 된다. 이러나저러나 양궁, 활시위를 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양궁에 도전하는 체험객. 10발을 쏘고 화살을 회수한 뒤 다시 10발을 쏜다.양궁에 도전하는 체험객. 10발을 쏘고 화살을 회수한 뒤 다시 10발을 쏜다.
과녁에 꽂힌 화살. 과녁을 빗나간 것부터 10점까지 다양하다.과녁에 꽂힌 화살. 과녁을 빗나간 것부터 10점까지 다양하다.

TIP │ 안전수칙 지키기는 필수다. 화살을 뽑으러 갈 때를 빼고는 안전선인 노란선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뽑으러 갈 때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기장 중앙이 아니라 양옆으로 이동한다.

# 고전 게임을 하며 추억에 빠지고 싶다면, 레트로카페 트레이더
스마트폰 게임과 PC 게임이 있기 전, 태초에 콘솔 게임(Console Game)이 있었다. 게임팩을 꽂고 ‘START’ 버튼을 누를 때의 설렘, 조이스틱을 바삐 굴리던 손, 형제자매와 한 판 승부를 겨루다 지면 씩씩거리며 울던 기억. 1970~80년대생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시간이 흘러 콘솔 게임 앞에는 어느덧 ‘고전 게임, 레트로 게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콘솔 게임만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서울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근처의 ‘레트로카페 트레이더’다. 음료를 주문하면 다양한 콘솔 게임을 무한정 즐길 수 있다. 양쪽 벽과 진열장을 빼곡히 채운 5000여 개 게임팩, 아기자기한 피규어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시간제한 없이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레트로카페 트레이더시간제한 없이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레트로카페 트레이더
카페에는 콘솔 게임기 7대와 아케이드 게임기 1대, 총 8대 게임기가 있다. 어떤 게임을 할지 고민이라면 각 게임기 옆의 안내문을 참고하자. 대표 게임을 적어놓아 선택에 도움이 된다. <남극탐험>, <서커스 찰리>를 하고 싶다면 입구 바로 앞의 재믹스를 차지하자. 재믹스는 대우전자에서 만든 가정용 콘솔 게임기다. <슈퍼마리오 시리즈>, <스트리트 파이터>가 그리웠다면 현대전자가 발매한 게임기, 슈퍼컴보이 앞에 앉을 것. 사장님 왈, 가장 반응이 좋은 게임은 <남극 탐험>과 <서커스 찰리>란다.
조이스틱을 굴리는 재미가 있는 콘솔 게임조이스틱을 굴리는 재미가 있는 콘솔 게임
‘게임팩’이라고 불리는 카트리지를 게임기 슬롯에 꽂으면 게임이 시작된다.‘게임팩’이라고 불리는 카트리지를 게임기 슬롯에 꽂으면 게임이 시작된다.
고전 게임의 매력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것. 게임에 얽힌 추억이 없어도 좋다. 스토리가 어렵지 않고 키 조작이 복잡하지도 않다. 대충 눌러도 얼추 다 맞는다. 투박한 도트 그래픽에 16비트 단조로운 게임 음도 묘한 안정감을 준다. 
오랜만에 잡은 조이스틱에 낯설어하던 것도 잠시, 사람들은 금세 감을 되찾은 듯하다. 게임에 열중한 뒷모습들이 영락없는 ‘초딩’이다. 격투사가 되어 원투 펀치를 날리고 상대방의 불꽃 장풍을 피하려 점프를 한다. 남극을 횡단하는 펭귄이 되었다가 사자 등에 올라 불을 뛰어넘는 서커스 단원도 되어본다. 레트로카페 트레이더에는 양복을 입고 서류 가방을 든 ‘어른이’들만 있다.
고전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고전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
음료를 주문하면 고전 게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음료를 주문하면 고전 게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TIP │ 게임을 여유 있게 하고 싶다면 주말보다는 평일에 방문할 것. 평일 오전 11시부터 낮 12시, 오후 1시 이후가 한가한 편이다. 주말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게임기를 30분 이상 독차지하지 않는 것이 매너.

여행정보

식물관PH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광평로34길 24
  • 문의 : 02-445-0405
  • 이용시간 : 10:00~22:00(월요일 휴무)
  • 이용료 : 1만 원
  • 홈페이지 : www.sikmulgwan.com
애로우팩토리 홍대본점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7길 27 (아산빌딩 4층)
  • 문의 : 02-336-2055, 010-3382-2050
  • 이용시간 : 11:00~21:00(변동 가능)
  • 이용료 : 30발 1만 원, 1시간 1만5000원, 하루 3만5000원, 한 달 12만 원
  • 홈페이지 : https://arrowfactory.co.kr
레트로카페 트레이더
  • 주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316-1 (2층)
  • 문의 : 070-8807-6910
  • 이용시간 : 11:00~22:00
숙소
주변 음식점

글 : 이수린(여행작가), 사진 : 권대홍(사진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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