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여행 함부로 애틋하게 대중가요 즐기기, 한국대중음악박물관
등록 2017.04.24 수정 2018.06.04
음악이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 없다.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과 밥벌이의 고단함을 잠시라도 잊게 해주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 감미로운 음악이다. 100년 역사의 대중음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음악 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경주에 자리 잡은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누구나 함부로 음악을 즐길 수 있고 누구라도 애틋하게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대중음악의 성지다.
[왼쪽/오른쪽]박물관 3층 전시장에서 만나는 클래식한 오디오 시스템 / 경주를 찾은 가족 관광객의 박물관 나들이가 즐겁다.
윤심덕의 '사의 찬미'부터 싸이의 '강남스타일'까지
대중가요의 변천사는 시대에 맞춰 역사와 문화와 감성이 공존한다. 대중에게 친근한 가요는 그만큼 우리 삶에 밀접해 있다.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에 가면 지난 100년 대중음악의 역사와 문화와 추억의 음률을 만날 수 있다. 청년에게는 젊음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의 순간을, 중장년에게는 애잔하고 차분한 추억의 시간을 선물한다.
백일홍이 한창 아름다운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전경
2015년 봄에 개관한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보문단지 내에 있다. 대중음악 애호가였던 유충희 관장의 30년에 걸친 숙원과 열정에 대중음악 전문가들의 힘이 보태져 대중음악 전문 박물관으로 탄생했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대중음악사 100년과 역사적인 음향 장비들을 한 공간에서 돌아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대중음악 전문 전시 공간이다.
[왼쪽/오른쪽]한국대중음악박물관의 입구에 놓인 기타 조형물 / 음반 제작 과정과 변천 과정을 소개하는 기획전시관
[왼쪽/오른쪽]2층 전시실 영화음악관에는 영화음반이 마련되어 있다. / 무성영화 시절의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 미러포닉 시스템
박물관은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음악관, 한국 최초 댄스가수 이금희쇼케이스, K-Pop 특별전시관, 한국 대중가요 음반의 화두인 신중현과 한대수관,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관, 한민족 최초 소리관, LP 제작 과정, 소리 재생의 역사 등 대중음악 100년사의 주요 음반과 관련된 기획전시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물관 내 전시물은 한민족 노래를 최초로 녹음한 원통형 유성기인 실린더부터 SP, LP, 카세트테이프, CD, 음악 관련 자료까지 약 4만여 점에 달한다. 엄선된 1000여 점의 유성기 음반, 7인치 싱글, 10~12인치 LP 등의 자료는 연대기 순으로 차곡차곡 전시되어 있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를 한눈에 보고 들을 수 있는 2층 전시장
대중음악 100년사, 청년에겐 흥미롭고 중년에겐 감미롭다
박물관 1층에는 초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 카페, '랩소디 인 블루'가 있다.
1층 음악 카페 '랩소디 인 블루'에서의 휴식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하는 카페 외에도 150평 규모의 음악 감상실은 웨스턴 일렉트릭과 A2 시스템으로 세팅되어 국내 최고 음질과 선곡으로 음악 애호가들의 총애를 받고 있다. 야외에는 약 1500㎡ 규모의 데크형 공연장을 갖추고 있어 수시로 콘서트가 열린다.
[왼쪽/오른쪽]초대형 스피커로 음악을 즐기는 1층 음악 카페 '랩소디 인 블루' / 역사적인 명품 음향기기로 감상하는 실내 음악감상실
박물관 2층으로 가는 계단은 소리가 나는 피아노 계단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맑은 음계 소리가 들리는데, 앞으로 펼쳐질 음악 세상이 쿵쾅쿵쾅 기대된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일단 전시물의 양과 퀄리티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음반과 악보, 책, 오디오 등을 모두 합쳐 7만여 점 가운데 기념이 될 만한 것들로 4만여 점을 전시하고 3만여 점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2층 전시장에는 한국 대중가요사를 총망라한 1000여 점의 음반들이 전시 중이다. 1929년 발표된 최초의 창작 가요인 이정숙의 '낙화유수', 축음기 음반부터 '강남스타일' LP 한정판을 아우르는 K-POP의 현재까지 대중음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게다가 역사 속의 음반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체험코너는 타임머신을 탄 듯, 고전이 된 대중가요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가수들이 기증한 화려한 무대의상과 오래된 악기도 즐거운 볼거리다. 남진과 김상희, 현미, 강원래 등이 기증한 무대의상에서 시대의 문화와 추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한대수와 윤연선, 김태원 등 한시대를 풍미했던 예술가들의 기타도 옛 명성과 함께 전시 중이다.
[왼쪽/오른쪽]음악은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만국공통어다. /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관에 있는 조용필 1집 음반
[왼쪽/오른쪽]K-Pop 열풍의 주역, HOT와 신화, 슈퍼주니어 / 가수들이 기증한 무대의상과 사인이 적힌 기타
박물관 3층 전시관은 오디오관과 시청각실, LP 음악감상실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 전문가들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던 공간인데,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웨스턴 일렉트릭 미러포닉, 16A 등 1920~1940년대 미국 영화산업 초창기에 나온 극장용 오디오 시스템의 명기인 웨스턴 일렉트릭 10여 점을 비롯해 클랑필름 필드 코일 스피커, 탄노이 오토그래프 스피커 등 독일과 영국의 빈티지 명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관람객이 원하는 음악으로 모든 스피커의 음향을 감상할 기회도 마련되어 있다. 천문학적인 가격도 놀랍지만, 100년 된 빈티지 스피커에서 웅장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 순간은 감상이 아니라 감동이다.
[왼쪽/오른쪽]1920년대부터 사용된 미국, 독일, 영국의 빈티지 오디오 시스템 / 100년의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음향 시스템이 경이롭다.
4만 5000여 장의 LP와 1만 9000여 장의 CD가 자리하고 있는 3층 시청각실은 EB-Z11000W 프로젝터와 액자형 180인치 스크린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영상과 선곡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고 한쪽에 마련된 턴테이블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이나 대중가요는 신선한 감흥을 불러온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LP판을 바라보며 옛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감미로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10인 이상 단체는 하루 세 번, 전시장 해설 예약 가능.
[왼쪽/오른쪽]직접 고른 LP판을 턴테이블에 놓는 순간, 추억이 살아난다 / 영상과 음악 감상을 즐기는 3층 시청각실
박물관 3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어린이 체험관 뮤플이 있다. 아이들은 발이 닿으면 소리 나는 피아노와 드럼 연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옛날 다방에 있던 DJ 박스는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실내는 아이들의 음악 놀이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이 체험관, 뮤플
여행정보
주변 음식점
· 육부촌 : 연잎밥 정식 / 경주시 알천북로 421-11 / 054-776-6676
· 경주원조콩국 : 콩국 / 경주시 첨성로 113/ 054-743-9644
· 황남맷돌순두부 : 순두부 / 경주시 놋전2길 3 / 054-771-7171
숙소
· 베니키아 스위스로젠호텔 : 경주시 보문로 465-37 / 054-748-4848
· 가온실라 : 경주시 놋전2길 5-1 / 010-7345-9458(한옥스테이)
· 숨게스트하우스 : 경주시 북정로 66-1 / 010-8876-2021(굿스테이)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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