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은빛 물결 일렁이는 길을 달리다, 제주 억새 드라이브
등록 2019.11.11 수정 2019.11.12
하늘거리는 바람결을 따라 이리저리 물결치는 억새 군락이 눈부시다. 깊어가는 가을 들녘엔 초록빛 움튼 밭과 새하얀 풍력발전기가 은빛 억새 군락과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어댄다. 길 따라 달리는 여행자의 마음은 이미 길 너머 반짝반짝 빛나는 억새밭에 가 있다.
제주의 가을은 역시 억새다. 섬 전체가 억새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가을이면 제주도 어딜 가나 억새를 만날 수 있다. 드라이브로 만끽하는 제주의 가을. 길 따라 억새가 만발했다.
동부 중산간 도로 중 하나인 금백조로는 가을철 억새 드라이브 코스로 첫손가락에 꼽힌다. 주도로인 비자림로(1112번)에서 백약이오름 방향으로 빠져 나오면 바로 금백조로로 이어진다. 이곳부터 시작된 은빛 물결은 굽이굽이 길을 따라 서귀포시 수산리까지 이어지며, 또 다른 주도로인 1119번과 합쳐지면서 점점 사그라진다.
마치 숨겨진 비밀의 도로처럼 금백조로 구간에 들어서면 예상치 못했던 풍경들과 만나게 된다. 너른 평원에 펼쳐진 은빛 억새길이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기분에 젖게 만드는가 하면, 때때로 굴곡진 언덕길이 나타나 그 너머 풍경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오름들 사이로 거대한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도 이색적인 볼거리다.
약 30분에 걸쳐 펼쳐지는 억새의 향연은 가을철 제주 여행을 빛내는 특별한 순간으로 남는다. 동부 산간 지역과 성산을 두루 둘러볼 요량이라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금백조로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이동하는 길마저 훌륭한 여행 코스가 된다.
서귀포 산록남로(1115번)는 주변 경치와 함께 흐드러지게 피어난 억새 군락을 감상하기 좋은 길이다. 한라산 중턱을 동서로 가로지르며 위쪽으로는 한라산, 아래쪽으로는 서귀포 앞바다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이면 찰랑대는 억새까지 더해져 한층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좀더 호젓하게 드라이브 기분을 즐기고 싶다면 산록북로를 추천한다. 산록남로와는 반대로 한라산 북쪽 중턱을 가로지르는 길로 잘 닦인 길을 전세 낸 듯 한가롭게 달릴 수 있다. 한라산 전경을 한쪽에 두고 사방이 신록뿐인 산간의 운치를 마음껏 누리기에 좋은 길이다.
서부 오름의 랜드마크인 노꼬메오름을 지나면 본격적인 억새길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바람결에 이리저리 파도쳐대는 억새 군락이 마치 어서 오라 손짓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길 너머로 억새밭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누가 일부러 키운 것도 아닐 텐데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벼같이 억새가 아주 풍년을 이뤘다.
여행정보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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