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동 경로>
월화원(효원공원) – 자동차 20분 14.2km – 화성 융건릉 – 자동차 27분 15.4km – 수원화성(방화수류정) – 도보 12분 900m – 플라잉수원
액자가 되는 월화원의 문 “분홍색 눈이 내려요!”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아이가 봄을 어루만진다. ‘아이와 여행’이란 단어를 꺼내기 조심스러운 요즘이지만, 문득 봄은 곁에 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긴 시간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아이들을 위해, 서울 근교 수원과 화성의 탁 트인 공간으로 가벼운 산책 코스를 준비했다. 타박타박 걷고, 잠시 쉬어가며 맞는 봄볕으로 비타민 D를 충천해보자.
이국적 정원에서 봄볕 한줌, 월화원[왼쪽/오른쪽]돌다리 건너보기 사진/정원 조망이 가능한 중연정 [왼쪽/오른쪽]포즈 취하는 아이들 사진/봄을 알리는 꽃 빌딩 숲 사이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수원 효원 공원이 특별한 이유는 ‘월화원’이 있어서다. 월화원은 공원 서쪽 6,026㎡(약 1,820평)에 조성된 중국식 정원으로, 인공호수와 흙으로 쌓아 만든 산, 폭포, 정원이 어우러져 ‘볼거리 있는 산책코스’로 손꼽힌다. "수원에 이런 곳이 있었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왼쪽/오른쪽]중국 원림건축 형식의 연못/중국 원림건축 형식의 연못 [왼쪽/오른쪽]옥란당 앞 연못 산책로/월화원 석교 [왼쪽/오른쪽]정원내 벤치/연못의 분수 정문으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옥란당(玉欄當)이 보인다. 옥란(백목련)이라는 식물에서 따온 이름으로 접대나 휴식 장소로 사용되었단다. 월화원을 거니는 아이와 숨바꼭질을 해도 단번에 찾을 수 있는 건, 감출 듯 말 듯 중정의 경치가 어디에서나 보이도록 설계된 덕이다. 산책하는 동안 지나는 문에 적혀있는 지춘(봄을 느낀다), 통유(아름다운 경치가 통하는 문), 일쇄(안락하고 상쾌한 곳으로 들어가는 문), 신운(운치 있는 경관문), 입아(우아한 경치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 등의 글귀를 눈여겨보자. 문이 그 자체로 액자 역할을 한다. 월화원 산책로는 대부분 지역이 유아차로 이동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왼쪽/오른쪽]효원공원 포토존 사진/토피어리정원 [왼쪽/오른쪽]봄날의 피크닉 사진/포토존 입체 조형물 월화원을 품은 효원공원 역시 ‘한나절 휴식’을 취하기 충분한 공간이다. 한가운데 위치한 포토존에는 보는 방향에 따라‘수원(SUWON)’ 혹은‘효원(HYOWON)’으로 보이는 신기한 조형물이 있다. 아이들은 주저 없이 다가가 자기 공간을 만든다. 돗자리를 펴놓고 쉴 잔디 공간과 벤치도 넉넉하다. 단 공원 내에선 이륜차 통행, 야영, 취사가 불가능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토피어리원은 공룡, 어미 오리와 세 자매, 원숭이 등 각종 동물 모양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며 이야기 나눠보자.
조선왕릉의 품, 초록의 너른 마당융‧건릉 숲과 너른 잔디 이맘때 아이와 ‘조선왕릉’으로 향하는 길은, 배움이 아니라 쉼이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인류의 문화유산, 600년간 이어온 조선의 제례, 역대 왕과 왕비의 능을 엄격히 관리해 42기 능 어느 하나도 훼손되거나 인멸되지 않고 완전하게 보존된 사실 등을 차치하더라도, ‘조선왕릉’은 그저 초록의 너른 마당에 누워 온전한 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참나무에 기대어 숨바꼭질한다. 흐드러지게 피었다 땅에 내려앉은 진달래, 개나리, 목련에서 분홍, 노랑, 하얀 ‘자연의 색’을 배운다. 융‧건릉으로 가보자. 지친 우리에게 넉넉한 품을 내어주는 곳이다.
[왼쪽/오른쪽]솔숲 정원 술래잡기/울창한 참나무 군락 [왼쪽/오른쪽]‘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 융·건릉 능침으로 향하는 길은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입구에서 재실을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 두 갈래 길이 나타나는데 오른쪽은 사도세자, 추존 장조의황제와 헌경의황후의 능인 융릉, 왼쪽은 조선 제22대 정조의 능이다. 모두 둘러볼 수 없다면 융릉으로 방향을 잡기를 추천한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융릉에서 건릉으로 향하는 참나무 숲길의 비경을 만나도 좋다. 나무 군락 아래 폭신한 잔디는 놀이터다. 여러 이유로 마음껏 뛰놀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다.
[왼쪽/오른쪽]건릉으로 가는 길/융릉 산책로 진달래 [왼쪽/오른쪽]어로를 걷는 아이/융릉 향로와 정자각 21대 추존 장조의황제와 현경의황후의 능 조선왕릉은 죽은 자가 머무는 성(聖)의 공간과 산 자가 있는 속(俗)의 공간이 만나는 곳인데 일반적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왕릉의 관리와 제례 준비를 위한 공간인 진입 공간, 제사를 지내는 제향 공간, 봉분이 있는 능침공간이다. 제향공간이 시작되는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을 아이와 걸어보자. 왼쪽의 약간 높은 길은 제향 때 향을 들고 가는 길인 향로, 오른쪽 약간 낮은 길은 임금이 다니는 길이라고 해 어로다. 아이에게 설명해 주고 어떤 길을 걸을지 선택하게 해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울퉁불퉁한 돌이 깔려있는 만큼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왼쪽/오른쪽]대여 가능한 유아차/장애인주차장 [왼쪽/오른쪽]관람권 보관함/휴대용 손소독제 코로나19로 바뀐 풍경이 있다. 입장 시 관람권을 직접 절취해 함에 넣는 것이다.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조치다. 킥보드, 자전거 같은 바퀴 기구, 드론, 체육 놀이기구, 주류 및 음식물, 야영 용품은 반입 금지다. 유아차 또한 반납 직후 소독해 관리하고 있다. 손소독제도 입구에 비치되어 있지만, 휴대 소독제를 구비해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도 좋겠다. 주차장은 융‧건릉 맞은편에 마련되어 있다.
수원화성의 백미, 방화수류정수원화성은 약 6km에 달하는 육중한 성벽을 따라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 4개의 성문과 40개 이상의 시설물이 있다. 이 가운데 봄을 즐기는 최고의 스폿으로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을 추천한다. 평소라면 화성행궁의 공연과 화성 어차, 국궁체험 등 아이와 다양한 체험거리가 가득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모두 중단된 상태. 타박타박 성벽을 걸어보거나, 탁 트인 공간에서 조선 성곽 건축의 꽃인 수원화성을 바라보자.
수원화성 성벽 [왼쪽/오른쪽]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조선성곽 건축의 꽃 화서문 [왼쪽/오른쪽]가족의 봄나들이/화성 직조당시 사용된 거중기 1794년에 완공된 보물 1709호 방화수류정은 군사 지휘소와 정자의 기능을 동시에 지닌 건축물이다. 현판에 쓰인 방화수류(訪花隨柳)는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라는 뜻이다. 독특한 평면과 지붕형태 때문에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게 특징이다. 아래 용연에서 보면 또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본능적으로 정자로 뛰어가는 아이들을 잘 붙잡고 가야한다. 안전 펜스가 없어 앞으로 넘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 또한 계단에서 발을 헛디딜 위험도 있으니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 가 필요하다.
방화수류정 [왼쪽/오른쪽]용연 사진/방화수류정 현판 [왼쪽/오른쪽]정자에서 바라보는 용연/수원화성 방화수류정 아래쪽 화홍문에 앉으면 화성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수원천이 유유히 흐른다. 화성은 북수문과 남수문 두 개의 수문이 있는데 화홍문은 북수문의 별칭이다. ‘화’자는 화성을, ‘홍’자는 무지개를 뜻한다. 7개의 무지개 모양의 수문을 보면 모두 크기가 제각각인 것을 알 수 있다. 방화수류정 인근에는 한옥 게스트하우스 매홀재가 있다. 매홀재 2층에선 수원화성이 바라보이는데 그 풍경이 매력적이다. 또 수원화성 주변에 위치한 통닭거리, 순대타운, 전통시장에서 먹거리를 입맛대로 골라먹어도 좋다.
[왼쪽/오른쪽]화홍문/화홍문과 수원천 봄풍경 [왼쪽/오른쪽]한옥게스트하우스/수원왕갈비 15분간의 짜릿한 비행, 플라잉 수원플라잉수원에서 바라본 수원화성 야경 [왼쪽/오른쪽]창룡문과 플라잉수원/노을 진 플라잉수원 [왼쪽/오른쪽]플라잉수원/아래로 보이는 수원시가지 “뜬다! 뜬다! 뜬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하늘 위에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독특한 체험이 있다. 높이 32m, 폭 22m 규모의 거대한 헬륨기구에 몸을 싣고 150m 하늘로 올라가는 것. 상공에서 바라보는 수원화성은 모두의 감탄을 자아낸다. 국내에서 헬륨기구 체험이 가능한 곳은 경주와 수원 두 곳 뿐. 매주 월요일 오전 안전점검 시간을 제외하면 연중무휴로 운영되지만, 기상조건에 따라 운행이 결정되기 때문에 방문 전 홈페이지 또는 현장 확인을 꼭 해야 한다.
[왼쪽/오른쪽]창룡문과 플라잉수원/노을 진 플라잉수원 [왼쪽/오른쪽]플라잉수원/아래로 보이는 수원시가지 탑승 후 서서히 오르면 화성 성곽의 경계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탑승시간은 15분 남짓. 150m 상공에 도착하면, 약 5분간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 찍을 시간이 주어진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질 무렵 팔달산 뒤로 해가 걸리고, 화성성곽에 조명이 밝혀지는 때가 가장 장관이라는 꿀팁이다. 휠체어는 함께 탑승이 가능하지만 유아차는 안 된다.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