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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행 ‘조만간’으로 신바람 난 강진 사의재저잣거리

등록 2019.05.13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진 마당극 〈땡큐 주모〉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진 마당극 〈땡큐 주모〉
전남 강진에 신바람이 불고 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귀양 와 처음 머무른 사의재 주변에 저잣거리가 조성된 데 이어, ‘조만간프로젝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조선을 만난 시간’의 줄임말인 조만간은 강진의 역사와 인물을 재현하는 문화 관광 프로젝트로, 강진군 아마추어 배우들이 신나는 마당극을 공연한다. 주모가 다산에게 차려주던 아욱국을 비롯한 특색 있는 먹거리, 초의선사와 메롱 무당, 건달 형제 등 흥미진진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조선 시대 재현 코너도 여행자의 눈길을 끈다.
다산이 강진에 귀양 와 처음 머무른 사의재 내부다산이 강진에 귀양 와 처음 머무른 사의재 내부

사의재(四宜齋)는 다산 정약용이 4년간 머문 공간으로, ‘네 가지(생각과 용모, 언어, 행동)를 올바르게 하는 이가 거처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정조의 총애를 받던 정약용이 신유박해(1801년) 때 천주교도라는 이유로 강진에 유배된다. 사람들이 그를 손가락질하는 와중에 주막 ‘동문매반가’ 주모가 안쓰럽게 여겨 방 한 칸을 내줬는데, 그 방이 사의재다. 주모는 술로 허송세월하던 정약용을 보듬어, 다산이 마음을 잡고 학문에 정진하도록 이끌었다. 다산은 사의재에서 깨달음을 얻고 실학사상을 집대성했다. 

청자의 고장답게 세련된 청자 소품을 판매한다.청자의 고장답게 세련된 청자 소품을 판매한다.
사의재를 방문하는 여행자가 이전에도 적지 않았지만, 2018년 12월 사의재저잣거리가 꾸며진 뒤 발걸음이 잦아졌다. 한옥으로 조성된 저잣거리 곳곳에 차 체험관과 청자 전시·판매장, 한과와 도장 공방 등 강진의 전통을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이 마련됐다.
화려한 복장으로 점괘를 봐주는 메롱 무당화려한 복장으로 점괘를 봐주는 메롱 무당
여행자를 더 흥겹게 하는 것은 주말마다 펼쳐지는 조만간프로젝트로, 조선 시대 재현 코너와 마당극 〈땡큐 주모〉가 진행된다. 저잣거리 입구인 청조루를 지나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곳곳에 조선 시대 복장을 한 이들이 눈에 띈다. 왼쪽에는 갓을 쓴 소리 선생이 춤바람 처녀와 여행자에게 소리를 가르치고, 약첩이 주렁주렁 매달린 약방에는 《동의보감》을 보는 허 의관이 있다. 오른쪽 골목으로 향하면 옷차림이 현란한 메롱 무당이 여행자의 고민을 듣고 효력 없는 부적도 써준다.
‘천주학쟁이’ 다산을 찾아다니는 포졸‘천주학쟁이’ 다산을 찾아다니는 포졸
저잣거리를 걷다 보면 포졸 두 명이 다가와 “이런 사람 보지 못했소?”라며 용모파기를 들이댄다. ‘천주학쟁이’라는 죄명으로 다산을 찾아다니는 부패한 포졸이다. 천연덕스러운 표정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따, 통행료 내고 가야제” 하며 소매를 붙잡는 건달 형제도 있다. 어디선가 흥겨운 장구 소리가 들리면 목민루가 틀림없다. ‘기녀 프로듀스 1801’이라는 코너로, 넘치는 끼를 자랑하는 월매와 향단이를 만난다. 즉석에서 장구를 배우고, 기념사진도 찍는다. 향단이는 어우동 모자를 내주고, 월매는 장단을 가르쳐준다.
주모가 차린 아욱국 한 상에 동동주를 마시는 다산주모가 차린 아욱국 한 상에 동동주를 마시는 다산
사의재 대청에서는 책 읽는 다산을 만난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산 선생님, 무슨 책 읽으세요?”라고 묻는 여행자도 있다. 다산의 대답은 매번 다르다. 정해진 대본 없이 순간순간 배우의 유머와 재치가 빛을 발한다. 사의재 앞에는 시원시원한 주모도 있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주모를 찾아가 다듬잇방망이를 두드려보고, 아욱국 한 상에 동동주도 맛보자.
마당극 중간에 현대무용도 잠깐 등장한다.마당극 중간에 현대무용도 잠깐 등장한다.
조선 시대 여행을 즐긴 뒤에는 〈땡큐 주모〉를 봐야 한다. 다산의 이야기를 신명 나게 풀어낸 마당극이다. 다산이 술 마시며 신세를 한탄할 때는 객석에서 “쯧쯧” 하며 안타까워하는 소리가 나오고, 주모가 다산을 질책하며 연기할 때는 “잘한다”는 추임새가 터진다. 마당극 중간에 현대무용도 잠깐 등장한다.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장르와 트렌드를 함께 담았다. 마지막에는 관객과 배우가 모두 마당에 나와 어깨를 들썩이며 어울린다.
조만간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군민 중에는 강진으로 시집와 정착한 일본인도 있다. 안도 아이리 씨와 안도 아오이 씨.조만간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군민 중에는 강진으로 시집와 정착한 일본인도 있다. 안도 아이리 씨와 안도 아오이 씨.
조만간프로젝트는 강진군민이 만들어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주중에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고, 주말에 모여 공연을 펼친다. 참가자 26명은 각양각색이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76세까지 세대를 아우르고, 강진에 시집온 일본 여성 2명이 포함돼 다양성이 존재한다. 이들에게는 강진을 사랑하는 군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후 조만간아카데미에서 연극과 안무를 배웠다. 강진 문화 해설과 관광지 안내를 위한 교육도 이수해, 강진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다른 마당극보다 〈땡큐 주모〉가 신명 나는 까닭은 강진에 대한 자긍심이 있는 배우들 덕분일 것이다.
고즈넉한 영랑생가고즈넉한 영랑생가
사의재저잣거리에서 흥겹게 즐긴 뒤에는 김영랑 시인을 만나보자. 영랑 김윤식은 다산 정약용과 함께 강진을 대표하는 인물로, 저잣거리에서 약 700m 거리에 영랑생가가 있다. 현대 서정시의 지평을 연 영랑 선생이 나고 자란 집으로, 시의 배경이 된 동백나무와 장독대, 연못 등이 남아 있다.
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세계모란공원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세계모란공원
생가 뒤로 김영랑의 대표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모티프를 얻은 세계모란공원이 자리한다. 사계절 내내 모란을 감상하는 유리온실, 네덜란드와 프랑스, 중국 등 8개국 모란을 식재한 세계모란원, 우리나라 토종 모란이 있는 한국모란원 등에서 탐스러운 모란을 만날 수 있다. 야간 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영랑생가 앞에 조성된 시문학파기념관영랑생가 앞에 조성된 시문학파기념관
영랑생가 앞에는 시문학파기념관이 자리한다. 1930년 3월 5일 창간한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한 김윤식,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등 9인을 기리는 문학관이다. 내부에는 시문학파 시인의 육필 원고와 유물, 저서가 전시된다. 강진군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시문학파기념관 앞에 있는 강진군종합관광안내소에 들르자. 군수 관사를 개조해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해가 저물 즈음 강진만생태공원. 갈대가 빛을 받아 반짝인다.해가 저물 즈음 강진만생태공원. 갈대가 빛을 받아 반짝인다.
사의재저잣거리와 영랑생가 등 강진군 중심을 돌아봤으니, 자연을 만나러 강진만생태공원으로 향하자. 1131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는 공원으로, 축구장 약 93개 면적(66만 1000여 ㎡)에 달하는 갈대 군락지가 장관이다. 출렁이는 갈대숲을 보면 답답한 가슴이 탁 트인다. 공원에는 생태 탐방로 3km와 큰고니가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전망대가 있다.
가우도 정상 청자타워에서 짚트랙을 타고 시원하게 하강하는 사람들가우도 정상 청자타워에서 짚트랙을 타고 시원하게 하강하는 사람들
요즘 강진 여행에서 인기를 더하는 가우도 역시 빠뜨리면 섭섭하다. 가우도는 강진만에 있는 8개 섬 중 하나뿐인 유인도로, 대구면으로 이어지는 저두출렁다리와 도암면으로 이어지는 망호출렁다리로 연결된다. 섬에는 해안선을 따라 산과 바다를 감상하는 2.5km 생태 탐방로 ‘함께해(海)길’이 조성됐다. 가우도 정상에 전망대 역할을 하는 청자타워가 있는데, 이곳에서 짚트랙을 즐겨도 좋다. 청자타워에서 출발해 대구면 저두 해안까지 973m를 1분 만에 내려온다. 사의재저잣거리에서 조선 시대를 신명 나게 즐기고 모란과 갈대숲을 돌아본 뒤 가우도에서 짚트랙까지 타면, 강진이 왜 ‘2019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당일 여행 코스〉
문학 코스 / 사의재저잣거리→영랑생가→세계모란공원→시문학파기념관
생태 코스 / 사의재저잣거리→강진만생태공원→가우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사의재저잣거리→영랑생가→세계모란공원→시문학파기념관
둘째 날 / 강진만생태공원→가우도

여행정보

문의 전화
  • 강진군청 관광과 061)430-3114
  • 강진군문화관광재단 061)434-7999
  • 강진군종합관광안내소 061)430-3349
  • 영랑생가 061)430-3377
  • 세계모란공원 061)430-3992
  • 시문학파기념관 061)430-3372
  • 강진만생태공원 061)430-3222
  • 가우도 061)430-3332
대중교통 정보
  • 버스 : 서울-강진,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6회(07:30~17:40) 운행, 약 4시간 30분 소요. 강진버스여객터미널에서 강진군청 방향 영랑로 따라 약 300m 이동한 뒤 우회전, 탐진로 따라 500m. 도보 약 1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 강진버스여객터미널 061)432-9666
자가운전 정보
  •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당진영덕고속도로→서천공주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 서영암 IC→녹색로→탐진로→사의재길
숙박정보
식당정보
  • 수인관 : 연탄불고기백반, 병영면 병영성로, 061)432-1027
  • 부잣집병영불고기 : 병영불고기, 강진읍 오감길, 061)433-3523
  • 인천집  : 삼치구이, 중구 우현로67번길, 032)764-6401
  • 예향  : 한정식, 강진읍 오감길, 061)433-5777
  • 해태식당 : 한정식, 강진읍 서성안길, 061)434-2486
  • 다강한정식  : 한정식, 강진읍 오감길, 061)433-3737
주변 볼거리
  • 다산초당, 만덕산, 한국민화뮤지엄, 고려청자박물관 등

글, 사진 : 채지형(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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