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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가을로, 서천으로

등록 2018.10.05

가을이 되면 충남 서천은 마음 도둑이 된다.
나른하게 파도치는 바다가 그렇고, 노란빛에 둘러싸인 마을이 그렇다. 사락사락 소리를 내며 가을을 실어 나르는 갈대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한껏 물오른 해산물까지 쏟아져 나와 입맛을 당기니, 무방비 상태로 찾아온 여행자가 마음을 빼앗기는 건 시간문제다.


신성리 갈대밭신성리 갈대밭노랗게 물든 서천의 가을 가을빛을 닮은 서천 비인해변 일몰[왼쪽/오른쪽]노랗게 물든 서천의 가을 / 가을빛을 닮은 서천 비인해변 일몰

홍원항에서 건져 올린 가을의 맛

서천의 가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바로 홍원항이다. 갓 잡아 올린 전어와 꽃게가 입안 가득 가을을 파도치게 한다. 싱싱한 만큼 비리지 않고 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으뜸이다. 한번 마음에 박힌 그 맛은 늘 그곳을 그립게 한다.

바닷바람을 자장가 삼아 졸고 있는 홍원항의 고깃배들바닷바람을 자장가 삼아 졸고 있는 홍원항의 고깃배들

매년 가을 홍원항 일대에선 전어·꽃게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9월1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되었다. 알을 밴 암꽃게가 제철인 봄과 달리 가을은 수꽃게의 계절이다. 수꽃게는 가을이 깊어질수록 속살이 실하게 올라오기 때문에 축제가 끝나더라도 한동안 토실토실하고 쫀득한 수꽃게 살을 맛볼 수 있다. 보통 찜이나 탕으로 많이 먹는데, 특히 찬바람 불고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이맘때면 시원하게 끓인 꽃게탕이 더욱 간절해진다.

가을은 토실토실 살 오른 수꽃게의 계절이다 수꽃게로 끓인 꽃게탕[왼쪽/오른쪽]가을은 토실토실 살 오른 수꽃게의 계절이다 / 수꽃게로 끓인 꽃게탕

얼마 전부터 꽃게에게 자리 한쪽을 내주긴 했지만, 원래 홍원항은 가을 전어로 유명한 곳이다. 지금도 ‘머리에 깨가 서 말’이라고 할 만큼 고소한 그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단골들이 적지 않다.

놓칠 수 없는 가을 별미 전어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은 전어회[왼쪽/오른쪽]놓칠 수 없는 가을 별미 전어 / 오독오독 씹는 맛이 좋은 전어회

전어의 참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굵은 소금 흩뿌려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 먹어야 한다. 회는 오독오독 부드럽게 씹히는 뼈가 별미다. 또 갖은 채소를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무침은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홍원항 주변에는 전어와 꽃게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제법 많다. 1층에서 횟감을 사 2층 식당에서 상차림 비용을 내고 먹을 수 있는 수산물직판장도 있다. 모처럼 싱싱한 해산물을 맛봤다면 잠시 홍원항을 둘러보자. 바닷바람을 자장가 삼아 졸고 있는 고깃배와 멀리 방파제 끝에 서 있는 등대가 꽤 낭만적이다.


한적한 홍원항 풍경 홍원항의 또 다른 명물 등대[왼쪽/오른쪽]한적한 홍원항 풍경 / 홍원항의 또 다른 명물 등대

자꾸만 걷고 싶은 바다와 숲, 장항 스카이워크

가을을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기다. 어디든 찬찬히 걷기만 해도 진한 가을 향이 온몸을 파고든다. 서천은 가을에 걷기 좋은 길을 여러 개 품고 있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장항송림산림욕장도 그중 하나다.

장항송림산림욕장 장항송림산림욕장 앞바다 풍경[왼쪽/오른쪽]장항송림산림욕장 / 장항송림산림욕장 앞바다 풍경

장항송림산림욕장은 바다를 온몸으로 기억하는 해송 숲이다. 울창한 숲은 1km에 이르는 해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숲 사이를 걷다 보면 서천의 바다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나무 데크와 폭신한 흙길로 이루어진 산책로는 어린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최근에는 삼림욕장 안에 하늘길이 놓여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15m 하늘 위에 250m 길이로 조성된 길의 이름은 장항 스카이워크(기벌포 해전 전망대)다. 초록 숲을 지나 바다 위 허공을 걷다 보면 마치 하늘을 향해 뻗어 나가는 느낌이다. 바닥은 구멍이 숭숭 뚫린 철망으로 되어 있다. 투명한 유리보다는 덜 해도 아찔한 기분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하이힐은 틈 사이로 굽이 빠질 수 있으니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장항 스카이워크(기벌포 해전 전망대) 입구 장항 관광객이 빠져나간 한적한 가을 서천 바다[왼쪽/오른쪽]장항 스카이워크(기벌포 해전 전망대) 입구 / 장항 관광객이 빠져나간 한적한 가을 서천 바다스카이워크 끝자락에 다다르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느껴진다스카이워크 끝자락에 다다르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 느껴진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는 가을로 가득하다. 바다 가득 따사로운 가을볕이 쏟아지니 바람에 온기가 묻어난다. 관광객이 빠져나간 백사장 위엔 하얀 파도가 그림처럼 확 펼쳐진다. 먼바다엔 작은 섬들이 신기루처럼 둥둥 떠 있고, 숲 너머 산 위엔 한때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장항제련소 굴뚝이 삐쭉 솟아 있다.

장항 스카이 워크에서 내려다본 풍경 기벌포 해전 전망대 안내판. 기벌포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장항읍 금강하구 일대의 옛 지명이다[왼쪽/오른쪽]장항 스카이 워크에서 내려다본 풍경 / 기벌포 해전 전망대 안내판. 기벌포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장항읍 금강하구 일대의 옛 지명이다

주변 경치를 만끽하며 길 끝자락에 이르면 ‘기벌포 해전 전망대’라고 쓰인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기벌포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장항읍 금강하구 일대의 옛 지명이다. 기벌포는 7세기 중반 백제와 일본, 신라와 당나라가 한반도의 패권을 놓고 동북아시아 최초의 국제전을 벌였던 곳이다. 또 신라와 당나라의 마지막 해전이 일어난 곳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다.
장항송림산림욕장 옆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뒷길로 5분 남짓만 걸어가면 장항 스카이워크다.

신성리 갈대밭에서 가을빛 노래를 듣다

신성리 갈대밭도 가을 서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이맘때 신성리 갈대밭에선 가을빛 노래가 들린다. 서걱거리는 갈대의 연주엔 가을의 처연함이 흠뻑 배어 있다. 어둡고 우울하기보다는 쓸쓸하지만 낭만적인 선율이다.


신성리 갈대밭으로 들어가는 나무 데크 신성리 갈대밭 입구 표지판[왼쪽/오른쪽]신성리 갈대밭으로 들어가는 나무 데크 / 신성리 갈대밭 입구 표지판

신성리 갈대밭은 순천 순천만·해남 고천암호·안산 시화호와 함께 우리나라 4대 갈대밭의 하나로 꼽힌다. 원래는 둑방 안쪽 농경지까지 모두 갈대밭이었는데, 금강하굿둑이 생기면서 지금처럼 바깥쪽에만 남았다고 한다.
폭 200m, 길이 1km에 이르는 광활한 갈대밭에는 여러 갈래의 탐방로가 마련돼 있다. 갈대소리길, 철새소리길, 하늘산책로, 갈대기행길, 솟대소망길, 갈대문학길 등 테마별로 조성된 길이다. 어디를 선택해도 높다란 갈대숲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다. 길 곳곳에는 쉬어가기 좋은 벤치와 정자가 놓였다. 어른 키보다 큰 갈대 사이를 누비는 내내 흡사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듯하다. 사방이 갈대로 막힌 길 가운데로 한바탕 바람이 불 때는 마치 비 내리는 숲 속에 서 있는 것 같다.


갈대밭을 거닐다 만나는 철새 조형물. 신성리 갈대밭은 철새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큰 갈대 사이를 누비는 내내 흡사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듯하다[왼쪽]갈대밭을 거닐다 만나는 철새 조형물. 신성리 갈대밭은 철새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오른쪽]어른 키를 훌쩍 넘는 큰 갈대 사이를 누비는 내내 흡사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듯하다

탐방로는 대부분 갈대 옆을 직접 거닐 수 있는 흙길이다. 나무 데크는 둑에서 갈대밭으로 진입하는 일부에만 설치돼 있다. 신발 아래 느껴지는 폭신한 흙길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톡톡 건드린다. 가끔 질척거리는 땅을 만나 성가시기도 하지만, 그보다 가을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즐거움이 더 크다.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추노> 등을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주인공 이병헌과 송강호, 신하균 등이 남과 북의 군인으로 대치하며 만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바로 이 신성리 갈대밭이다.

여행정보

출처 : 청사초롱
글, 사진 : 청사초롱 박은경 기자

※ 위 정보는 2018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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