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나무와 함께, 색다른 9월 여행,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
등록 2018.09.14
목수 친구가 있다. 일의 장점을 물었더니 "나무를 만질 수 있어 좋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 역시 나무 만지는 걸 좋아한다. 나무의 질감은 다른 물체에 비해 '정서적'이다. 부드럽지 않지만 평온하다. 나무로 살아 있는 동안에도, 가구와 책으로 죽은 후에도. 그래서 나무를 만질 때는 '다행'과 '안심'이 마음 한쪽에 스민다.
#목공체험장 #목연리 #인천대공원 #인천수목원 #추억의명소 #이색데이트 #9월여행 #나홀로산책 #반나절가족나들이 #디자인투어 #아트투어 #건축여행 #세계건축상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생태학습
세계건축상과 레드닷디자인어워드 본상을 수상한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맑은 가을날, 나무를 만지러 인천에 갔다. 목재문화체험장은 많다. 그런데 왜 하필 인천일까. 인천대공원 내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는 장소 자체로 특별하다. 하나의 거대한 디자인이다. 기존의 목재문화체험장과 달리 현대적인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다. 그 품에 특별한 나무 장치 역시 생기를 부여한다. 달리 세계건축커뮤니티(WAC) 세계건축상과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콘셉트 부문 본상일까. 대공원이라는 추억 어린 이름과 느티나무 터널, 원두막 아래 핀 메밀꽃과 코스모스 또한 덩달아 설레게 한다.
[왼쪽/오른쪽]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 내부 /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의 정문 역할을 하는 1층 앰비언스 월.
아빠, 엄마 같이 만들어요: 가족과 함께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는 2층 건물이다. 1층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이용하는 은행나무공방이 위치한다. 2층 느티나무공방은 가족이 함께한다. 아이들이 부모와 구름모양의 문패, 비행기 등을 만든다. 공작 수준이지만 조막손의 상상력이 거침없다.
솔숲 사이로 보이는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
2층 느티나무공방 옆은 구름나무놀이터다. 공구놀이, 기차놀이대 등 나무 장난감이 가득하다. 특히 편백나무볼로 가득 찬 풀장이 인기다. 피톤치드 놀이터다. 2층 로비는 나무 향이 짙은데 천장에 촘촘한 판자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편백나무볼풀장과 같은 나무라는 설명을 곁들여도 좋겠다. 1층 로비에는 못 박기나 톱질 체험 시설이 있다. 가볍게 들렀다면 체험해 볼 만하다. 건물 입구 벽에는 천사 날개 포토 존이 있어 기념사진 찍기에 좋다. 목재체험장 목연리는 인천수목원과 이웃한다. 아이들과 가벼운 산책으로 알맞은 규모다. 대공원도 같이 돌아보고플 때는, 남쪽 습지원이나 억새원, 유아숲체험원 등이 가을 생태 학습에 적합하다.
[왼쪽/가운데/오른쪽]구름나무놀이터 편백나무볼풀장 / 목재문화체험장과 이웃한 인천수목원 산책로 /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이용하는 은행나무공방 목공 체험
사랑한다면 나무처럼: 연인 또는 친구와 함께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할 때는 1층 은행나무공방이 제격이다. 나무스피커, 미니찻상, 독서대 같은 생활용품을 만든다. 미리 준비된 나무판을 조립하는 형식이지만 나무를 만지고 붙이는 과정은 생각보다 흥미롭다. 연인이나 친구 단위로 찾아 서로의 선물을 만들기도 한다.
목연리 건축을 감상하며 쉴 때는 2층 구름나무놀이터 옆 야외 데크 쉼터로 향한다. 건축물의 삼각형 예각 안쪽에 해당한다. 둘레는 '∧' 모양의 나무판자가 층층이 쌓여 스크린을 이룬다. 그 사이로 인천대공원이나 수목원의 전경을 감상하며 쉰다. 그림자가 질 때 바닥 문양이 변화무쌍하다. 목공체험은 두 공방 모두 주중 3회, 주말 3회 정한 시간에 예약 진행한다. 체험비(재료비 별도)는 1000~2000원으로 저렴하다.
대공원 산책로에 핀 맥문동 꽃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를 나와서는 인천대공원 느티나무길로 이동한다. 느티나무가 터널을 이뤄 로맨틱하다. 10월 단풍 전이라도 볼 만하다. 9월 중순까지 인도 쪽으로 보라색 맥문동 꽃이 운치 있다. 연인은 자전거광장에서 커플 자전거를 대여해 돌아보길 추천한다. 자전거를 빌렸다면 내친김에 동문 쪽 어울정원까지 다녀올 일이다. 9월 하순경에는 메밀꽃이 활짝 핀다. 메밀밭 가운데는 원두막이 여러 채다. 책 한 권 나눠 읽으며 '가을날의 동화'를 연출하는 건 어떨까. 간간이 흩날리는 코스모스도 가을 정취를 더한다.
[왼쪽/오른쪽]메일꽃과 코스모스를 볼 수 있는 어울정원 / 느티나무길 커플 자전거
혼자 떠나는 디자인 투어: 홀로 욜로
홀로 떠나는 여행은 디자인투어를 목적 삼아 보자.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는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콘셉트 부문 본상에 이어 세계건축커뮤니티 세계건축상을 수상하며 상반기 '핫(hot)'한 건물의 하나로 주목받았다.
[왼쪽/오른쪽]수목원 버드나무 아래에서 본 인천대공원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 전경 / 앰비언스 월은 그림자의 변화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왼쪽/오른쪽]방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앰비언스 월 / 건물 콘크리트 벽 나무 무늬
눈여겨볼 것은 1층 대문과 2층 옥상 바깥을 장식한 '앰비언스 월(Ambience Wall)'이다. 건물 외관에 '∧' 모양의 나무판자를 8~9개 쌓아올린 스크린의 이름이다. 우리네 전통 문살을 형상화했다.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양새가 달라 사진 찍는 즐거움이 더한다. 앰비언스 월은 키네틱 아키텍처(움직이는 건축)로 목재문화체험장 목연리를 다른 건축 디자인과 구분 짓게 한다. 숨은 기능도 있다. 켜켜이 쌓은 '∧' 모양의 각도가 기둥 움직임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다만 특별한 경우에만 시범 조작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그럼에도 그 사실을 염두에 두면 건축물이 좀 더 풍성하게 보인다.
[왼쪽/오른쪽]앰비언스 월은 방향에 따라 다양한 사진이 나온다. /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수목원 입구
사진 촬영은 대공원 매점에서 진입하는 오솔길을 추천한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갈색 '앰비언스 월'이 두드러진다. 실내는 2층 편백 판자와 앰비언스 월의 무늬를 대비해 담는다. 해질녘에는 앰비언스 월의 그림자가 흥미로운 문양을 연출하며 변화한다. 건물의 콘크리트 부분은 나무의 결을 표현해 이채롭다.
목연리만으로 아쉬울 때는 수목원 도시가로수원까지 산책한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1시간가량 느긋하다. 홀로 걷노라면 숲의 나무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하다.
교통 팁(tip) :서울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인천대공원역보다 송내역에서 버스를 환승하는 게 빠르다. 지난 7월부터는 특급행(용산역~동인천역) 지하철이 편도 9회(오전 9시~오후 5시 사이) 운행한다. 용산역에서 송내역까지 26분이 걸린다.
여행정보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제공
매일아이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주세요. 매일아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