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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등록 2017.06.09 수정 2018.06.04

갈증을 잠시 달래주는 물 한 잔처럼 짧은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요란하지 않고 번거롭지도 않은 짧은 휴식은 때로 남태평양의 백사장에서 누리는 휴식만큼이나 멋지고 달콤하다. 산과 하늘이 가깝고 바람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한 공원이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한 병목안시민공원이다. 수리산 자락이 품은 보석 같은 쉼터를 만나보자.

소박한 휴식을 선물하는 공원

병목안시민공원 입구

병목안시민공원 입구

왕복 2차선 도로가 끝나고 좁은 외길에 들어서서도, ‘병목안시민공원’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을 지나고서도 ‘과연 이런 곳에 공원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중앙 광장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에 발을 딛고서야 널따랗게 펼쳐진 하늘이 이마 위로 성큼 다가선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목덜미를 부드럽게 간질이고 맑은 햇살이 그대로 내려와 잠시 눈이 부시다.

가을꽃이 만발한 야생화 정원 잔디 광장에서 휴식을 즐기는 가족들[왼쪽/오른쪽]가을꽃이 만발한 야생화 정원 / 잔디 광장에서 휴식을 즐기는 가족들

병목안. 입구는 마치 병목처럼 좁지만 그 안에 너른 공간을 품고 있어 ‘병목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수리산 아래 자락의 지명이다. 경기도 안양시와 군포시, 안산시를 아우르며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 긴 능선으로 이어진 수리산은 수도권 산행의 떠오르는 명소다. 정상인 태을봉(해발 489미터), 슬기봉(해발 451.5미터)으로 오르는 등산로뿐 아니라 삼림욕장과 완만한 둘레길 등이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훌륭한 나들이 코스가 되어준다. 병목안시민공원은 수리산의 정기를 누리며 소박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 자리. 철로를 복원해놓았다. 자갈을 나르던 화물 차량[왼쪽/오른쪽]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 자리. 철로를 복원해놓았다. / 자갈을 나르던 화물 차량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경부선 철도와 수인선 철도에 쓰일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 시민공원으로 변신한 것은 2006년이다. 방치된 산의 경사면이 위태롭고 돌덩이와 돌가루가 뒹굴던, 버려진 공간이었다. 필요에 의해 파헤쳐지고 버려진 공간은 되돌이표처럼 돌아왔다.
천덕꾸러기로 방치되었던 공간이 공원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조용히 이루어졌다. 채석장의 흔적은 높이 65미터, 폭 95미터의 거대한 인공 폭포로 깔끔하게 가려졌다. 가파른 경사면에 야생화 화단을 조성하고, 철 따라 피고 지는 꽃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중앙 광장에 퍼걸러 등 쉼터를 만들고 잔디 광장 주변에는 나무를 심었다.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나무들은 울창해지고 돌가루 날리던 옛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다. 산책로와 정자, 체력 단련장 등의 시설도 함께 있어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 아기자기한 재미도 선물한다.

병목안시민공원의 상징이 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 수리산을 의미하는 독수리와 인공 폭포[왼쪽/오른쪽]병목안시민공원의 상징이 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 / 수리산을 의미하는 독수리와 인공 폭포폭포 안의 또 다른 폭포 동굴 탐험을 하듯 돌아보는 폭포 내부[왼쪽/오른쪽]폭포 안의 또 다른 폭포 / 동굴 탐험을 하듯 돌아보는 폭포 내부

병목안시민공원의 상징이 된 인공 폭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이자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수리산을 비행하는 독수리 한 마리가 올라앉은 긴 폭포를 비롯해 크고 병풍처럼 펼쳐진 작은 암봉들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 대형 스크린처럼 벽면을 가득 적시며 흐르는 폭포 등 다양한 형태의 인공 폭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폭포 안으로 들어가 마치 동굴 탐험을 하듯 걸어볼 수 있는 점도 재미있다.

여유로운 잔디 광장의 풍경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공원의 나무들[왼쪽/오른쪽]여유로운 잔디 광장의 풍경 /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공원의 나무들

잔디가 깔린 중앙 광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초록빛으로 눈을 씻으며 도시락 먹기에 좋은 원두막들도 자리를 잡았다. 중앙 광장 둘레를 따라 서 있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책 한 권 읽어도 좋고, 한가롭게 낮잠을 즐겨도 좋다. 하늘과 산자락에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속의 묵은 먼지들을 털어내기에도 그만이다.
어린이 놀이터 옆으로는 예전 자갈 실은 화물열차가 다니던 철로를 복원해놓았다. 녹슨 화물차 두 량도 나란히 서 있다. 짧은 철로를 걸으며 공원의 옛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공원 입구에서 계단을 이용하면 바로 중앙 광장으로 이어지고, 산책로를 따라가면 유모차나 휠체어도 쉽게 공원에 닿을 수 있다.

병목안계곡으로 한 걸음 더

병목안캠핑장 입구 호젓하게 즐기는 나 홀로 캠핑[왼쪽/오른쪽]병목안캠핑장 / 호젓하게 즐기는 나 홀로 캠핑시원한 소나무 숲 아래 자리한 캠핑 사이트시원한 소나무 숲 아래 자리한 캠핑 사이트

병목안시민공원 아래쪽에 자리한 병목안캠핑장은 울창한 소나무 숲을 즐길 수 있는 수도권 캠핑장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작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 그늘 아래 총 50개의 캠핑 사이트가 자리를 잡았다. 장작불을 피우는 등의 캠프파이어는 금지되어 있지만, 각 사이트들이 나무 데크로 되어 있어 쾌적한 캠핑을 즐길 수 있고 샤워장과 전기 설비도 갖춰져 있다. 
겨울을 제외한 3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되며, 안양시시설관리공단에서 약 한 달 전부터 예약을 받는다.

수리산 자락을 즐기는 삼림욕장 풀 속에 숨은 벌레와 대화를 나누는 아이[왼쪽/오른쪽]수리산 자락을 즐기는 삼림욕장 / 풀 속에 숨은 벌레와 대화를 나누는 아이

병목안캠핑장을 왼편에 두고 지나 계곡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수리산 등산로와 이어지는 삼림욕장이다. 굳이 정상까지 등산을 하지 않아도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길이 이어져 아이들과 함께 숲의 생태를 관찰하며 이야기 나누기에 그만이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맛보는 닭볶음탕 식사 후 계곡에서 즐기는 여유[왼쪽/오른쪽]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맛보는 닭볶음탕 / 식사 후 계곡에서 즐기는 여유

병목안의 맛집들은 삼림욕장으로 오르는 계곡에 자리를 잡고 오랜 시간 동안 손님을 맞아온 내공을 자랑한다. 파전이며 묵무침, 닭볶음탕 등 비슷비슷한 메뉴들을 걸고 있고, 계곡물 소리를 가까이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천천히 식사를 하고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 후식으로 또 다른 여유를 즐기는 것도 이곳 식당들만이 가진 장점이다. 크고 작은 옹기를 비롯해 다양한 생활 도예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돌석도예박물관과, 1839년 기해박해 때 순교한 최경환 성인을 기리는 천주교 성지도 함께 둘러보자.

여행정보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 주소 :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산18-1
  • 문의 : 공원관리과 031-8045-5284
주변 여행지
주변 음식점
  • 개성면옥 : 냉면, 버섯생불고기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로 579 / 031-469-0041
  • 하동갈비 : 돼지갈비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장내로139번길 56-10 / 031-466-4803
  • 시골죽집 : 호박죽, 팥죽 /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로291번길 13 / 031-466-9955

글, 사진 : 박성원(여행 작가)

※ 위 정보는 2015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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