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에서 발표하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웰빙지수. 그중 1위 국가는 바로 네덜란드입니다.

네덜란드에서 4살은 상징적인 나이입니다. 보조바퀴 없이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는 나이이며,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나이이지요. 그런데 학교에 입학한 저학년 아이들에겐 교과서가 없습니다. 당연히 입학 전에 선행학습도 있을 리가 없죠.

열 살 이하의 아이들에겐 학교 숙제를 아예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하지만 12살이면 대학 진학 여부가 결정되고, 정해진 진로에 따라 중등학교에 진학하죠.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를 할지 아니면 직업을 가질 지 정한 후, 일찌감치 자신이 그리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 까닭에 네덜란드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는 우리보다 훨씬 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학업 스트레스 없는 환경만으로 행복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자유로운 시간이 행복해질 수 있는 건 그 시간에 함께 해 주는 부모들 있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의 아빠들은 나흘을 일하고 하루는 휴가를 내서 함께 지내는 '아빠의 날'을 즐깁니다.

'아빠의 날'이 가능한 이유는, 법적으로 정해진 노동시간 안에서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네덜란드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을 일합니다. 주당 35시간 이하, 연간 1,380 시간을 일하는 네덜란드. 그에 비해 우리나라 성인의 노동시간은 연간 2,163 시간이나 되죠. 연간 약 780시간, 주당 15시간 차이가 납니다. 1인당 연간 휴일 수로 따지면 90일이나 됩니다.

주당 30시간 미만의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들도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과 복지를 보장받는가 하면, 풀타임으로의 전환에도 제약이 없습니다. 부모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장된 노동조건이 부모와 아이들, 모두의 행복으로 연결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