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힘 [19화] 숲 유치원을 들어보셨나요?
등록 2019.09.22 수정 2020.02.19
아이가 자연과 함께 어울려 뛰어노는 것이 성장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독일의 숲 유치원 사례를 통해 살펴봅니다.
알프스 북쪽 산기슭에 위치한 독일의 작은 도시 미텐발릅니다. 엘리자벳의 엄마는 매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섭니다. 딸아이를 유치원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선 데요. 엘리자벳의 유치원은 좀 특별한 곳에 있습니다. 알프스 산자락을 오르기 위한 베이스캠프, 부모와 함께 이곳에 도착한 아이들이 또 있습니다. 잠시 후 아이들은 엄마와 헤어져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유치원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요?
지천에 널린 풀의 맛과 향도 느끼고, 이름 모를 풀벌레에게 장난도 걸어 보고… 산새들의 보금자리를 슬쩍 엿보기도 하면서 오르는 숲, 이 숲이 곧 아이들의 유치원입니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길이 늘 평탄한 것만은 아닙니다. 때론 개울도 건너야 하고요. 때론 오르막길이 나타나기도 하죠.
대여섯 살 밖에 안된 꼬마친구들에겐 벅찬 길이라고요? 글쎄요. 꼭 그런 것 같지 만은 않죠? 한두 번 실패했다 하더라도, 계속 반복하다 보면 해낼 수 있다는 걸 경험을 통해 다들 알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어려움 쯤은 아이들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데 익숙하다고 하는데요. 1시간 가까이 산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중턱에 도착했습니다. 숲유치원의 쉼터가 있는 곳이죠. 일반 유치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난감이나 교구는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놀잇거리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매일 무엇을 하고 놀까를 고민합니다. 숲에 널려 있는 것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장난감도 되고, 놀이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죠.
독일에서 숲유치원이 설립되기 시작한 건 1990년대, 아이를 둔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숲유치원을 만들기 시작했다는데요. 카트린 선생님 역시 지금의 숲유치원을 설립한 창립 멤버 중 한명입니다. 6년 전, 딸 막달레나를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엄마들과 숲 유치원을 설립했고, 교사까지 자원한 것입니다.
막달레나는 어느새 초등학교 4학년이 됐습니다. 숲에서 맘껏 뛰놀며 어린시절을 보낸 막달레나는 어떤 진로를 선택할까요?
막달레나의 꿈은 선생님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도, 또 배워가는 과정도 즐겁기 때문이라는 데요. 매사에 적극적이고 열심인 막달레나는 반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학생입니다.
그렇다고 공부만 잘하는 우등생은 아닙니다. 어린 시절, 숲에서 뛰놀았던 경험 때문인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놀이를 주도해가곤 합니다. 당연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딸아이는 품성이 강인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내요. 필요할 때면 나설 줄도 알아요. 살아가는데 필요한 게 그런 거잖아요. 머리에 한가지 더 집어넣는 게 필요한 게 아니예요."
숲유치원 출신의 아이들을 수년간 추적 연구해 온 헤프너 박사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숲유치원 출신의 아이들이 일반 유치원 출신의 아이들보다 사회성, 인지능력, 운동능력, 창의력 등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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