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의 힘 [12화] 아이와 놀아주는 엄마의 유형

등록 2019.09.22 수정 2020.02.19

아이들의 놀이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욕심으로 아이들의 진짜 놀이를 방해하고 있지는 않나요?

엄마들에게 자유놀이를 제시하고 이를 지켜보는 실험을 했습니다.

#의찬이와 엄마
놀이를 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엄마.
"의찬아 여기서 뭐가 나오는 거야? 물, 물 나오는 거지? 그래서 소방차가 불 나면 어떻게 소리를 내지? 삐요삐요, 삐요 하면서 불을 끄잖아. 그치?"

의찬이는 계속 소화기에 관심을 보였지만 엄마는 소방차에만 집중합니다. 놀이를 통해 전달하고픈 지식이 있다보니, 의찬이의 관심사가 들어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유림이와 엄마
유림이의 뒤를 따라다니며 유림이가 블록을 가져올 때마다 색깔이며 형태를 노래로 표현해주는 엄마. 정서적인 부분을 첫 번째로 신경쓰겠다던 엄마는 낯선 상황에서 긴장하는 유림이의 마음을 읽어주기 보단 노래로, 칭찬으로 유림이의 인지를 자극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의찬이 엄마와 유림이 엄마의 놀이에는 단순한 즐거움 그 이상의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진짜 놀이가 아니었던 거죠.

#주옥이와 엄마
주옥이 엄마는 놀이 내내 딸보다 앞서 뭔가를 제안합니다. 엄마를 따라서 아이가 블록을 만들어보라는 지시상황, 그러나 주옥이는 엄마의 말을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민서와 엄마
아이의 의사를 물었지만 이어 엄마가 원하는 게임을 제시한 상황. 민서가 놀이에 흥미를 잃는 데는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주옥이네와 민서네 모두 놀이의 주인공이 아이가 아니라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놀이의 주도권을 잃는다는 건 현재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잃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헌이와 엄마
엄마는 대헌이의 의사를 존중해줍니다. 대헌이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거죠. 대헌이가 만든 걸 따라하며 똑같은 상황을 재현해 내는 엄마. 엄마는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도 아들의 관심사를 읽어냅니다. 놀이를 통해 무엇을 알려줄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까를 고민한다는 엄마입니다.

다섯 명의 엄마 중 진짜 놀이를 하고 있었던 엄마는 단 한 명 뿐이었습니다.

아이에게 놀이는 세상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놀이를 통해 최초의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해 나가기도 하고, 또 세상의 규칙을 이해하고 사회의 일원이 되는 법도 배웁니다. 아이들의 놀이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세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놀이에 대한 엄마들의 잘못된 생각, 놀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이해하기를 바라는 엄마들의 바람이 아이들의 진짜 놀이를 방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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