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진행되는 놀이식 수업을 진짜 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만 5세 아이들을 세그룹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놀이상황을 연출해보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원하는 장난감을 선택해 놀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쌓기놀이만을 해야 한다고 선생님이 지정을 해주었습니다. 세 번째 그룹에게는 쌓기영역에서 먼저 노는 게 어떠냐고 선생님이 제안을 합니다. 원하는 장난감을 선택해 놀라는 첫번째 그룹 아이들이 선택한 건 블록이었습니다.

모두 똑같이 블록놀이를 하고 있지만 세 그룹의 아이들은 장난감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다릅니다. 세 그룹의 아이들이 모두 블록 놀이를 하며 20분을 보냈을 때쯤 아이들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스스로 놀이감을 선택했던 첫번째 그룹은 선생님이 나간 후에도 여전히 쌓기 놀이에 열중해 있습니다.

쌓기놀이만 하라고 지시를 받았던 두 번째 그룹은 어떨까요? 선생님이 자리를 뜨자마자, 아이들은 쌓기 영역을 떠나 다른 놀이감을 찾아갑니다.

세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그만해도 좋다는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블록을 정리합니다.

스스로 놀이감을 선택했던 건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 뿐이었습니다. 진짜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도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 뿐이었던 거죠

진짜 놀이와 가짜놀이가 구분되는 가장 큰 첫 번째 기준은 ‘그 아이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느냐 아니냐’가 됩니다. 그 아이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면, 진짜 놀이가 되지만, 누군가의 계획대로 움직여야 한다면 그것은 가짜놀이인 셈입니다.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때, 놀이의 시작과 끝을 스스로 정하는 자발성과 주도성을 지닐 때, 놀이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목적이 없을 때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비로소 ‘진짜 놀이’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