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행 “동백, 제대로 보고 싶다고요?” 남도로 떠나는 봄맞이 동백 트레킹
등록 2019.03.12 수정 2019.03.13
소리 소문도 없이 찾아온 봄. 춘삼월을 코앞에 둔 3월 중순, 조금 이른 꽃구경에 나섰다. 주인공은 동백. 동백 여행치고는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 봄맞이 나들이를 겸한 남도 여행을 준비했다. 부산 동백섬부터 그림같은 한려수도 물길을 잇는 통영 장사도와 여수 오동도까지. 이름만 들으면 떠오르는 '동백섬' 대표주자들 중 다도해 최남단에 자리한 거문도를 찾았다.
여수에서 100km넘게 떨어진 거문도는 여수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2시간을 넘게 달려야 닿는다. 제주도와 여수를 잇는 징검다리 같은 곳에 자리한 섬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이 닿는 최남단 제주섬에서 뭍으로 봄기운이 상륙하기 전 한 박자 쉬어가는 공간이랄까. 위치만 놓고 보자면 봄이 가장 먼저 닿는 공간중 하나인 셈이다. 붉은 동백을 핑계 삼아 거문도로 향한다.
불탄봉 트레킹을 하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일단 서도 남단의 목넘어로 넘어가 거문도 등대부터 살피고 365계단에 올라 불탄봉으로 향하기로 했다. 1905년 준공된 거문도 등대는 남해안 최초의 등대로 백년 넘게 남도의 뱃길을 지켜왔다. 거문도 서도 북쪽에 자리한 녹산 등대와 더불어 서도 남단을 밝힌다. 등대로 향하는 길은 온통 동백 덩굴이다. 이 길만 걸어도 어째서 이 섬이 '동백섬'이 됐는지 알 것 같다. 등대를 따라 올라가면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뚫린 관백정과 저 멀리 백도(白道)의 일부가 아른거린다. 당일 배로 나가려면 고도에서 택시를 이용해 목넘어까지 넘어오는 편이 여유있다. 목넘어에서 거문도 등대까지 돌아보려면 1시간 정도 걸어야하다.
유림해수욕장에서 녹산등대까지 택시로 이동하는 요금은 3만원. 녹산등대를 보고 나와 고도 여객선 터미널까지 돌아가는 것까지 합쳐진 비용이다. 녹산등대까지 가는 길은 완만하니 부담없이 걸을 만하다. 서도 남단의 거문도 등대 길이 남성적이라면 이 길은 한없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섬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인어공주상(인어해양공원)을 지나 녹산등대로 향한다. 이곳의 낙조는 놓칠 수 없는 거문도 비경으로 꼽힌다. 해가 저물어 간다. 잔잔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아래로 파고드는 태양, 그를 하루 종일 기다리던 녹산등대는 반갑다는 표현도 제대로 못하고 사라지는 태양을 보고만 있다. 남해 먼 바다를 오고가는 고깃배를 기다리며.
여행정보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15년 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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