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 오직 겨울날에만 즐기는 특별한 꽃놀이, 선재길 눈꽃
등록 2019.12.16 수정 2019.12.18
겨울을 기다렸다. 근데 꽃구경 때문에 겨울을 기다렸다면 이해가 될까? 겨울에만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꽃이 있다. 봄꽃은 싱그럽고 여름꽃은 화려하며 가을꽃은 화사하다면, 겨울꽃은 낭만적이다. 겨울 꽃놀이를 즐기러 강원도 평창으로 떠나보자. 눈 소복이 내리는 날에는 눈꽃이, 까만 어둠이 내려앉는 밤에는 화이트로즈가 피어오른다.
위로가 되어주는 겨울날의 산책, 선재길새하얀 눈이 내려앉은 세상은 어디든 아름답겠지만, 유독 눈과 궁합이 맞는 요소가 있다. 키 크고 묵직한 상록수가 그러할 터이고, 속살을 드리워낸 산꼭대기가 그러할 터이고, 잔잔하게 가라앉은 산사가 그러할 터이다. 눈 내리는 날, 이 어느 하나만 있어도 꽤 괜찮은 설경이 완성되는데, 오대산 선재길에 가면 이 모든 게 존재한다. 최근 눈이 많이 내렸다. 숲이 무성한 길에는 햇빛이 잘 들지 않으니 눈도 잘 녹지 않는다. 겨우내 한동안은 아름다운 설경을 즐길 수 있으리라.
겨울날의 선재길은 눈꽃이 길벗이 되어준다
선재길은 천년고찰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숲길이다. 길이는 9km이며 대부분 평지 구간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다. 1960년대 말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나기 전까지 스님과 신자들이 선재길을 통해 월정사와 상원사를 오갔다. 지금은 옛 정취와 청정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일부러 걸어보는 산책 코스가 됐다. 편리한 도로를 포기하고 옛길을 걸을 때는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쓱 지나쳐버리면 느끼지 못할 자연의 숨소리를 함께 호흡할 수 있다.
겨울날의 선재길은 눈꽃이 길벗이 되어준다
전 구간에 빽빽하게 나무가 서 있고 계곡이 길과 함께 흘러간다. 신록이 우거지고 단풍이 아름다워 봄부터 가을까지 항상 사람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선재길의 진정한 매력은 어쩌면 겨울에 빛을 발한다. 푸른 신록도, 울긋불긋한 단풍도 없지만 순백의 눈이 이 모든 걸 대신한다. 사방이 온통 눈으로 뒤덮인 숲길을 걸어간다.
뽀드득뽀드득 발소리가 선재길 숲길에 울려 퍼진다
고요함 속에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뽀드득 발소리에 벗이 되어주는 소리가 있다. 졸졸졸 계곡물이 흘러가는 소리다. 얼음에 눈까지 덮여서 계곡물이 있는지 분간조차 안 되는데, 그 사이 사이 작은 구멍을 만들고 계곡은 숨을 쉰다. 차디찬 얼음과 눈 아래서 계곡물은 그렇게 쉼 없이 흘러가고 있다.
선재길에서 눈과 나무가 한 몸이 된 풍경도 감상한다
숲길을 걷다 중간 중간 목재 데크 길도 만난다. 섶다리와 돌다리, 출렁다리 등 여러 다리가 잔잔한 여정에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키 큰 나무 위에서, 키 작은 조릿대 위에서 빛나는 눈꽃은 겨울 선재길에서 만나는 가장 어여쁜 꽃이다.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온통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진다
겨울날 선재길 산책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그 길의 시작과 끝에 월정사와 상원사가 있다는 점이다.
국보인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
고즈넉한 겨울 산사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전각 지붕과 마당에 눈이 소복이 쌓이면서 겨울 절집의 운치가 깊어진다.
상원사 경내에서는 설산까지 내다보여 전망이 예술이다
월정사 적광전 앞 팔각 구층석탑(국보 48호)에 눈이 내려앉고 상원사 동종(국보 36호)을 보존하는 전각에도 눈발이 날린다. 고지대에 위치한 상원사에서는 설산을 감상할 수 있고, 월정사에서는 눈 덮인 낭만적인 전나무숲길을 걸어볼 수 있다.
파란색 상원사 안내판이 눈에 띈다
겨울날 선재길의 시작과 끝에서 만나는 월정사와 상원사가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따뜻하게 커피 한 잔 마실 근사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월정사에는 온실 모양으로 생긴 카페 '난다나'가 있고, 상원사에는 입구 전각에 '카페 마루'가 있다. 두 곳 모두 훌륭한 전망을 제공한다. 난다나는 사방과 천장이 투명하게 되어 있어 몸은 따뜻한 공간에 담근 채 눈은 차가운 겨울 풍광을 쫓을 수 있다. 상원사의 카페 마루 전망은 가히 예술이다. 한쪽 창을 통해서는 상원사 경내가, 다른 한쪽에서는 산이 내다보인다. 상원사 마당과 마주한 창가에 앉으면 계단과 함께 문수전과 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사 카페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적요한 풍경이다.
사계절 언제나 매력적인 월정사 전나무숲길
겨울날 월정사와 상원사, 그리고 두 절집을 이어주는 선재길은, 결코 요란하지 않으나 빛나는 설경을 선사한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위로 같은 풍경이다.
상원사 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어둠이 내리면 이제 산사의 눈꽃과는 작별할 시간이다. 한편, 겨울날 어둠과 함께 피어나는 꽃밭과 조우할 시간이다.
겨울밤 화려하게 피어오르는 화이트로즈가든
월정사에서 자동차로 약 25분 거리의 알펜시아리조트에 도착하면 순백의 장미꽃밭이 펼쳐진다. 알펜시아리조트 잔디 광장에 마련된 화이트로즈가든이다.
겨울밤 화려하게 피어오르는 화이트로즈가든
이곳에는 매일 밤 1만 송이의 LED 장미가 피어오른다. 여름날 피는 장미보다 더 반짝이는 장미꽃이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산책을 즐기고 기념촬영도 한다
까만 밤을 하얗게 수놓은 LED 장미는 겨울 눈발을 꽃잎에 머금고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린다. 추위 속에 피어오르는 LED 장미 한 떨기는 눈처럼 영롱하고 별처럼 반짝거린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산책을 즐기고 기념촬영도 한다
화이트로즈가든은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 겨울여행주간'을 맞아 준비한 특별한 이벤트다. 겨울여행주간은 1월 14일부터 30일까지로, 이 기간 동안 국내 주요 관광지는 물론 숙박, 음식, 쇼핑 시설에서 할인혜택이 제공되고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화이트로즈가든 한쪽에 겨울여행주간 홍보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겨울여행주간과 관련한 정보와 이벤트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화이트로즈가든을 배경으로 겨울여행 디지털 사진전도 열린다. 디지털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겨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겨울여행주간 홍보 부스의 엽서와 화이트 씰
반짝이는 화이트로즈가든에서 산책을 즐기며 기념촬영도 잊지 말자. 화이트로즈가든 안에서 사진을 찍어도 되고, 포토존에서 촬영도 가능하다. 포토존에서 기념촬영 시에는 소품으로 예쁜 화이트로즈를 대여해준다. 화이트로즈가든에서 찍은 사진을 추억으로만 간직하지 말고, SNS 채널에 올리자. 홍보부스에 가서 SNS에 올린 걸 보여주면 엽서와 화이트 씰을 준다. 엽서에는 화이트로즈가든 이미지가, 화이트 씰에는 아름다운 겨울 풍경 10선이 들어가 있다.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엽서를 쓰고 마음에 드는 화이트 씰을 붙인 후 소망엽서함에 넣으면 엽서에 적힌 주소로 보내준다.
겨울여행주간 홍보 부스의 엽서와 화이트 씰
화이트로즈가든을 돌다 출출하면 푸드트럭에서 주전부리를 즐겨도 된다. 떡볶이, 어묵, 씨앗호떡, 스테이크 등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트럭 존이 마련되어 있다.
간단한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 존
화이트로즈가든은 2월 26일까지, 푸드트럭 존은 1월 27일까지 운영한다. 화이트로즈가든 겨울여행주간 이벤트는 1월 29일까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화이트로즈가든은 보통 오후 5시 30분 정도부터 점등한다.
간단한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 존
여행정보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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