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녀 양육 행동에 따라 아동의 행동이 얼마나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관해 상당히 잘 알려진 연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 미국의 바움라인드(Baumrind)라는 학자는 유아원의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동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크게 세 가지 유형의 행동특성을 발견하였습니다. 동시에, 그녀는 그 아동들의 어머니들과 면담을 함으로써 어머니들이 자녀를 어떻게 키우는지를 살펴본 후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자녀 양육 방식을 구분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녀는 어머니들의 자녀양육 방식과 아동의 행동 유형 간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음을 보고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부모의 상당수가 권위주의적 양육방식 유형

다양한 자녀 양육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별됩니다. 그 중 우리의 많은 부모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양육 방식은 바로 ‘권위주의적인 유형’입니다. 권위주의적인 사고는 유교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즉, 전통적으로 우리는 부모와 자녀 간에는 종적인 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행동에 대해 지시하고 명령하며, 부모의 뜻에 어긋나는 자녀의 행동은 용납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권위주의적 양육 행동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식사 시간의 상황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상황]
어머니는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맛있는 된장찌개와 불고기를 저녁식사 메뉴로 준비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침 TV 화면에 보이는 피자 광고를 보고 있던 건이는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합니다.

[권위주의적인 부모]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부모는 속이 상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문제상황을 해결하는 방법은 부모에 따라 다릅니다. 권위주의적 부모는 자녀의 의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앞서게 됩니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을 것을 강요하고, 가난한 북한 아이들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식의 훈계를 덧붙이곤 하지요. 결국,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더 이상 표현하지 못한 채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으로 말없이 식사를 마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권위주의적인 부모-자녀 관계에 있어 부모는 지시자의 역할을 하고, 자녀는 추종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묘사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동의 행동을 지시, 간섭하고, 아동이 부모의 의견에 복종하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가 부모의 결정으로 해결되므로, 부모는 승자가 되고 아동은 패자가 되는 기분을 경험하게 되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식으로 양육되는 아동의 행동특성은 어떠할까요? 이러한 아동들은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로 인해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가 쉬우며,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띠게 됩니다.

위의 예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고 할 때,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점점 자신을 잃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가정 밖의 상황에까지도 연장되어 또래 관계나 유아원 혹은 유치원 생활에서도 유사한 행동을 보이기가 쉽습니다. 바움라인드의 연구에서도, 권위주의적인 부모를 둔 아동은 유아원의 놀이 상황에서 다른 또래들에 비해 행복해 보이지 않으며 다소 위축되고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