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 북카페로 변신한 소각장 굴뚝, 성남 판교크린타워

등록 2018.09.14

쓰레기소각장이 집 주변에 있다면 어떨까? 시위나 서명 등 주민들이 소매 걷고 반대할 것이 뻔하다. 성남 판교에 자리한 쓰레기소각장은 경우가 좀 다르다. 주민들을 위한 스포츠센터를 갖춘 판교환경에너지시설, 시설을 지하화하여 하수처리장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힘든 판교수질복원센터는 더 이상 기피시설이 아니다. 쓰레기소각장 굴뚝이 전망대 겸 북카페로 재탄생한 판교크린타워는 오히려 자랑거리라 할 만하다.

높이 솟은 전망대가 인상적인 판교크린타워 북카페높이 솟은 전망대가 인상적인 판교크린타워 북카페

판교테크노밸리 앞에 자리한 판교크린타워. 쓰레기소각장이라고 하는데 냄새는 전혀 없다. 아담한 스포츠센터와 전망대는 첫인상이 깔끔하고, 넓게 펼쳐진 공원은 가을빛이 완연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이 48m에 자리한 북카페에 오른다.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북카페, 한쪽은 담소방이다. 북카페라기보다는 작은 도서관이 맞다. 커피 등을 팔지도 않거니와 쾌적한 독서를 위해 음식물 반입도 금지된다. 가운데 책꽂이를 중심으로 동그란 탁자 4개, 멀티탭을 갖춘 네모난 탁자 2개가 놓여 있다. 좌석 수가 모두 41석밖에 되지 않는 아담한 규모다. 책은 유아, 아동, 청소년, 일반 도서로 구비돼 있는데 2,000권이 채 안 된다. 권수는 적지만 신간 및 인기 도서 위주라 손 가는 게 많다.

아담한 규모의 북카페 내부 아담한 규모의 북카페 내부아담한 규모의 북카페 내부유·아동 도서, 청소년 도서까지 두루 갖추어진 모습유·아동 도서, 청소년 도서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북카페의 최고 자랑은 역시 전망이다.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데다 가까이에 고층 건물이 많지 않아 멀리까지 보인다. 바로 옆으로 경부고속도로와 판교IC가 보이고, 발아래로 화랑공원이 펼쳐진다. 판교테크노밸리가 공원을 둘러싼 형상이고, 동남쪽으로는 판교역과 공사 현장이 보인다. 고속도로 서쪽과 판교역 동쪽은 아파트 숲이다.

전망 좋은 창가에서 책 읽는 어린이의 모습전망 좋은 창가에서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카페 건너편은 음료자판기와 쉴 수 있는 의자를 갖춘 담소방이다. 북카페에서는 행동이 조심스러운데 담소방에서는 좀더 편안하게 전망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전망 가운데 인상적인 것은 판교테크노밸리다. 화랑공원 건너편에 자리한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빌딩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그 건물 뒤로 안랩, NHN엔터테인먼트, 카카오, 넥슨코리아 등이 둥지를 틀어 그야말로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할 만하다.

북카페 옆에 자리한 담소방 담소방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판교테크노밸리 풍경[왼쪽/오른쪽]북카페 옆에 자리한 담소방 / 판교테크노밸리가 한눈에 들어온다.담소방에서 전망을 감상하는 아이들담소방에서 전망을 감상하는 아이들

가을색이 눈부신 화랑공원으로 내려선다. 주중에도, 주말에도 산책하는 이가 많지 않다. 그나마 사람들이 있는 곳은 공원 한쪽에 자리한 판교생태학습원이다. 전시물은 대부분 체험형으로 이루어졌다. 단추를 누르고, 퀴즈를 풀고, 페달을 밟아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식이다. 개인이나 가족, 단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초등학생 이상이 단계별로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에코런닝맨과 단체 유치원생을 위한 숲놀이학교가 인기 있다. 어른을 위한 마음숲산책, 가족 단위로 진행되는 가족생태학교와 가족먹거리 등도 재미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려면 미리 판교생태학습원 홈페이지(www.pecedu.net)에서 예약해야 한다.

판교크린타워 옆에 자리한 판교생태학습원 전시실 체험형 전시로 꾸며진 판교생태학습원 내부[왼쪽/오른쪽] 판교크린타워 옆에 자리한 판교생태학습원 전시실 / 체험형 전시로 꾸며진 판교생태학습원 내부다양한 체험형 전시물이 가득한 뒷마당뒷마당에도 다양한 체험형 전시물이 가득하다.

판교크린타워와 판교생태학습원 사이에 있는 것이 판교수질복원센터다. 하수처리시설을 지하에 둔 덕분에 지상의 건물은 공원관리소 정도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계단식으로 된 앞마당에 청둥오리 한 쌍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화랑공원의 숲은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판교신도시를 건설하면서 기존에 있던 나무들을 모아 이곳에 숲을 조성했다고. 또 운중천, 금토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생태호수를 만들어 습지에 사는 동식물도 관찰할 수 있게 했다. 은행나무 터널을 지나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신분당선이 지나는 판교역이 나온다. 북카페에서 판교역까지 도보로 20분 정도 걸린다.

판교수질복원센터 앞마당에서 노니는 청둥오리 한 쌍 판교수질복원센터와 뒤로 보이는 전망대 북카페[왼쪽/오른쪽] 판교수질복원센터 앞마당에서 노니는 청둥오리 한 쌍 / 판교수질복원센터와 뒤로 보이는 전망대 북카페가을빛이 아름답게 물든 화랑공원 화랑공원을 통과해 10여분 더 걸으면 판교역[왼쪽/오른쪽] 가을빛이 아름답게 물든 화랑공원 / 화랑공원을 통과해 10여 분 더 걸으면 판교역이 나온다.

여행정보

판교크린타워 북카페
  •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228번길 55
  • 문의 : 031-724-4660
판교생태학습원
  •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645번길 21
  • 문의 : 031-8016-0100
식당 정보
  • 분당유황오리진흙구이 : 오리구이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로 87 / 031-717-5292
  • 감미옥 : 설렁탕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탄천로 181 / 031-709-9448
  • 살라타이 : 태국요리 /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 381 / 031-717-0104
숙소
  • 분당SR호텔 : v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319번길 9 / 031-702-6565
  • 호텔갤러리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 321 / 031-702-8200
  • 리디자인호텔 :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3로11번길 43 / 031-284-3434

글, 사진 : 김숙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3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제공

매일아이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주세요.
매일아이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같은 카테고리 인기 콘텐츠

3대가 함께 즐겨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스포츠! 파크골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없을까?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아빠, 엄마, 아이들까지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파크골프장으로 떠나보자.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삶이 된다. 부산 깡깡이예술마을

예쁜 벽화와 멋진 예술작품들, 달달한 커피까지. 부산 깡깡이예술마을에서 진정한 멋을 느낄 수 있다.

국립공원이 제공하는 풀옵션 캠핑의 품격, 월악산 닷돈재야영장

아름다운 단풍을 만끽하러 가을 캠핑을 떠나고 싶은데 캠핑 장비가 전혀 없다면, 혹은 짐 나르고 텐트 펴고 접는 게 귀찮다면 닷돈재야영장으로 가자.

산골 역과 무쇠다리 마을 여름 여행, 소백산역과 무쇠달마을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무쇠달마을에서는 한적하고 아기자기한 여름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이거 실화야?” 붉디붉은 메타세쿼이아가 발아래, 장태산자연휴양림 짜릿한 단풍나들이

27m 높이의 스카이타워에 오르면 뾰족한 메타세쿼이아 꼭대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찔한 단풍, 특별한 가을 산책이다.

최상단으로 가기
닫기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