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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길고양이와 공생하는 부산 청사포 고양이 마을

등록 2019.11.11 수정 2019.11.12

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진 청사포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진 청사포
부산 해운대 해변에서 송정 해변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정겨운 포구 세 곳과 만난다. 이른바 ‘해운대 3포’로 불리는 미포, 청사포, 구덕포다. 옛 동해남부선 철길을 따라, 달맞이길 숲길을 따라, 그리고 아기자기한 바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포구들이다. 
청사포는 마을의 벽화골목과 두 방파제 끝에 세워진 쌍둥이 등대, 그리고 바닷가에 설치한 다릿돌전망대로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올 들어 이곳을 더욱 핫한 여행지로 떠받치기 시작한 ‘관광자원’이 하나 더 늘었다. 고양이다. 청사포를 검색하면 ‘고양이마을’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따라붙는다. 
청사포 전경청사포 전경
청사포와 북방파제 등대청사포와 북방파제 등대
“마을에 고양이가 많다면서요? 어디 가면 볼 수 있나요?” 한 편의점 주인에게 물으니 고개를 갸우뚱한다.
“고양이가 많지는 않고요…. 저쪽 카페들로 가보세요. 길고양이 밥 주는 데가 있어요.”
청사포에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삼는 이가 많다거나 길고양이가 유독 많은 건 아니다. 여느 포구 마을이 그렇듯이 버려진 생선 따위를 노리며 마을 골목마다 숨어 사는 길고양이들이 자주 눈에 띄는 정도다. 그러니 고양이 섬으로 이름난 일본의 아오시마나 폐탄광마을에서 고양이 테마 마을로 거듭난 대만의 허우통처럼 어디에서나 길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곳은 아닌 셈이다.
눈길을 끄는 건 최근 마을에 나타나고 있는 변화의 낌새다. 올 초부터 일부 젊은 층이 운영하는 카페와 식당을 중심으로 매장 앞에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상자 겸 쉼터를 마련해주는 곳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청사포 입구부터 선착장 앞 도로까지 가게 5~6곳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카페 일다, 카페 청사포와 봄, 카페 청사포역, 카페 스왈로우, 음식점 모리구이집 등은 고양이와의 공생을 선택했다. 급식상자 안에는 사료를 담은 그릇과 물그릇이 놓여 있고, 간판이나 담벽을 깜찍한 고양이 상징물로 장식한 곳들도 있다.
청사포 거리청사포 거리
청사포에서 만난 고양이청사포에서 만난 고양이
청사포 골목에서 밥 먹는 길고양이청사포 골목에서 밥 먹는 길고양이
매장마다 보통 서너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식사 때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더러는 급식상자 주변에 터를 잡고 사는 고양이들도 있다. 이들은 호빵이, 모리 등 가게 주인들이 붙여준 이름으로 불리며 주인은 물론 손님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한낮 내내 먹고 자고 하품하며 지내는 고양이도 있다. 하지만 길고양이 대부분은 여전히 사람의 접근을 피하거나 밤 시간을 이용해 급식상자를 찾는다. 
청사포가 길고양이들에게 우호적인 마을로 변화하는 중심에는 마을 언덕길에 자리한 반려동물 생활용품 가게 ‘고양이 발자국’ 주인 유용우 씨(38)가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제공하며 반려동물 용품과 스티커 등을 직접 제작, 판매해온 동물애호가다. 지난해부터는 구청의 지원 아래 본격적으로 길고양이를 위한 급식상자를 직접 만들어 마을 가게들에 보급하고 있다. 
카페 앞에 고양이 급식상자가 놓여 있다.카페 앞에 고양이 급식상자가 놓여 있다.
급식상자는 길고양이를 위한 작은 배려다.급식상자는 길고양이를 위한 작은 배려다.
대만의 허우통 마을은 길고양이들에게 먹이와 집을 마련해주기 시작하면서 고양이 마을로 이름을 알렸고, 관광객을 불러모아 고양이 관련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청사포도 머잖아 주민과 길고양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여행객을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양이 마을’로 떠오르길 기대해본다.
따뜻하게 대접받으며 사는 귀여운 길고양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청사포, 그곳으로 가보자.
청사포 벽화골목의 말 그림청사포 벽화골목의 말 그림
선글라스를 낀 것 같은 귀여운 강아지 벽화선글라스를 낀 것 같은 귀여운 강아지 벽화
청사포에는 고양이와 카페들이 아니더라도 근사한 볼거리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다. 쌍둥이 등대로 불리는 북방파제 끝의 빨간 등대와 남방파제 끝의 하얀 등대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멀리서 봐도 아름답고 가까이 다가가서 보아도 눈부시다. 낡고 쇠락해가는 벽화골목은 규모는 작지만 옛 어촌마을 골목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말, 바닷속 풍경 등이 그려진 낡은 담벼락과 지붕들이 달맞이고개 너머로 우뚝 솟은 고층 건물들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청사포 당산. 300년 된 소나무가 청청하다.청사포 당산. 300년 된 소나무가 청청하다.
포구 도로 옆에는 마을 당산과 거대한 망부송이 있다. 300년 전 고기잡이하러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평생 바닷가에서 기다리다 죽은 아내(김씨 할머니)를 기리는 사당과 그 혼이 깃들었다는 소나무다. 아내의 남편 사랑을 지켜본 용왕이 푸른 뱀을 보내 아내를 용궁으로 불러 남편을 만나게 해줬다는 전설이 있다. 본디 마을 이름에도 ‘뱀 사(蛇)’를 쓰다가 ‘모래 사(沙)’로 바꿨다고 한다. 이곳에 ‘손공장군’ 사당도 함께 있다. 어느 날 배가 침몰해 시신 한 구가 포구에 밀려오자 그를 걸신, 잡신의 우두머리로 삼아 손장군이라 칭하고 모신 사당이다. 손공장군비는 포구 동쪽 도로변 식당 옆에 따로 세워져 있다.
다릿돌전망대의 높이는 120m다. 다릿돌전망대의 높이는 120m다.
72.5m 길이의 다릿돌전망대72.5m 길이의 다릿돌전망대
청사포 쪽 해안길에서 바라본 다릿돌전망대청사포 쪽 해안길에서 바라본 다릿돌전망대
청사포 여행길에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다릿돌전망대다. 2017년에 세워진 길이 72.5m, 폭 3~11.5m, 높이 120m의 해상 전망대다. 바닥 일부를 투명 강화유리와 격자형 틀로 만들어 다릿발과 바닷물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전망대에 서면 송정 해변과 청사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며 망원경도 설치돼 있다. 다릿돌은 해상등대 쪽으로 이어진 징검다리 모습의 암초 5개를 가리킨다.
청사포에서 구덕포, 송정까지는 폐선로를 따라 나무데크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바닷가 경치를 감상하며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청사포~미포 구간은 2019년 10월 현재 공사 중이다. 2020년 6월 미포~청사포~송정 4.8km 구간의 철길 산책로가 완성되고 풍경열차까지 운행을 시작하면, 청사포는 해운대의 특별한 도심 속 여행지로 새롭게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행자를 편안하게 맞이해주는 귀여운 길고양이들과 함께 말이다.

여행정보

주변 음식점
  • 수민이네 : 조개구이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청사포로58번길 118 / 051-701-7661
  • 라꽁띠 : 생면파스타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청사포로 85 / 051-701-7890
  • 엄마밥상 향유재 : 갈치, 고등어 조림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청사포로67번길 24 / 051-704-8668
  • 한옥라운지 청사포역 : 카페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청사포로 58번길 121 / 010-4560-4402
숙소
  • 해운대 펜트하우스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동1로 17 / 051-747-5171, www.busanpent.com
  • 아이엠 레지던스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구남로8번길 31 / 051-988-1800, www.iamvillage.com
  • 오게스트 앤 미니호텔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구남로8번길 11 / 010-9699-9139, https://oguest.modoo.at

글, 사진 : 이병학(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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