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아이들의 놀이가 인지능력은 물론, 신체와 정서, 그리고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데까지 관여한다는 피아제의 놀이 이론은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확고한 과학적 근거를 얻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발달해 가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면 아이들의 놀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생 후 24개월까지 아이의 뇌는 시각, 청각, 공간지각과 같은 오감의 뇌가 동시에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12개월 전후 아이들의 놀이엔 특징이 있습니다. 장난감을 쥐어 주면, 입으로 먼저 가져가고 일부러 떨어뜨리거나 던지기도 하고 같은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합니다. 이같은 놀이의 반복은 오감의 뇌가 발달해가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두 돌이 지나면서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발달하기 시작하는데요. 피상적으로 기억하는 지식과 실제적인 경험이 합쳐지기 시작합니다.

만 4세 아이들의 놀이를 지켜보면, 지식과 경험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소풍놀이는 이 시기의 아이들이 흔히 하는 상상놀이의 일종인데요. 한 아이가 보자기를 바닥에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보자기는 강이 되고, 방석은 징검다리가 됐습니다.

책에서 얻은 지식이나 과거의 경험들을 놀이로 재연한 것입니다. 이러한 놀이의 반복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불완전했던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갑니다.

역할놀이도 만 4세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의 역할을 놀이로 재연함으로써,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거죠.

상상놀이와 역할놀이 모두 좌뇌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의 발달과 관계됩니다.

생후 48개월에 들어서면, 이마엽이 발달하기 시작하는데요. 이마엽은 사고력, 판단력, 집중력, 창의력을 관장하는 부위. 이 시기 아이들의 놀이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협동놀이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친구와 의견이 충돌하거나, 마음이 맞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하고 극복하는 능력이 생기게 되죠. 물론 놀이를 통해서 말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판단력도 길러집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한가지 일에 몰입하는 힘도 생기게 되죠.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변화하는 놀이의 패턴은 뇌의 발달 과정과 놀라울 만큼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