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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 한 템포 느리게 즐기는 여유로운 하룻밤, 여주 강천섬 백패킹

등록 2019.07.07

백패킹(backpacking)은 야영 장비를 짊어지고 1박 이상 여행을 떠나는 레포츠다. 20세기 초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거나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없는 지역에 가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되었다. 오늘날에는 자연으로 돌아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걷기와 캠핑이 결합된 형태여서 어느 정도 불편이 따르지만 백패커들은 오히려 그 불편을 즐기기 위해 백패킹을 떠난다. 남한강이 품은 경기도 여주 강천섬은 백패커, 특히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초보 백패커에겐 반드시 가봐야 할 ‘성지’ 같은 곳이다. 
별빛 고운 강천섬에서의 하룻밤별빛 고운 강천섬에서의 하룻밤
강천섬이 품은 아름다운 자연 속으로
 
강천섬은 남한강에 떠 있는 섬이다.강천섬은 남한강에 떠 있는 섬이다.
강천섬은 태백 검룡소에서 솟은 남한강이 섬강을 받아내는 여주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다. 충주호에서 북으로 힘차게 흘러온 물줄기가 섬강을 만나 서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트는 곳이다. 여주 땅을 감싸고 도는 부드러운 물길 위에 봉긋 솟은 모습이 유유자적 강물을 거스르는 작은 나룻배를 쏙 빼닮았다. 강물이 불어날 때만 섬이 되던 강천섬은 4대강 사업을 통해 이제는 오롯이 섬으로 남았다.
강천섬에 들어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강천교강천섬에 들어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강천교
강천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1.5km 남짓 떨어진 주차장에서부터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아스팔트 깔린 산뜻한 진입로와 달리 강천교를 지나면 길은 이내 흙길로 모습을 바꾼다. 길섶에 웃자란 풀과 나무에서 풍겨오는 상큼한 냄새도, 바람에 실린 비릿한 민물 냄새도 반갑다. 원시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과 많이 닮은 강천섬의 나무와 풀들은 들인 발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다. 
강천섬의 잔디광장강천섬의 잔디광장
강천섬은 울창한 숲이 매력적이다.강천섬의 면적은 축구장 80개와 맞먹는다.[왼쪽/오른쪽]강천섬은 울창한 숲이 매력적이다./강천섬의 면적은 축구장 80개와 맞먹는다.
강천섬이 백패커들에게 성지로 불리는 건 이처럼 잘 보존된 자연 때문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모든 무인도가 그렇듯 강천섬에 뿌리내린 나무며 풀은 제멋대로,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자랄 수 있었을 터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단양쑥부쟁이 군락이 그중 하나다.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조성되고, 나무의자며 평상 같은 시설이 들어선 지금도 그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웃자란 풀이 더러 보이지만 그래도 잘 정돈된 잔디광장과 안전을 위해 산책로에 가로등을 설치한 게 변화라면 변화. 찾는 이들이 많다 보니 최근에는 화장실 옆에 분리수거대가 설치됐다. 강천섬의 편의시설은 이게 전부다. 개수대와 세면장은 언감생심. 그 흔한 수돗가도 없다. 마실 물을 넉넉히 챙겨야 하는 이유다. 섬 안에 매점이 없으니 물 한 통 사려면 왔던 길을 되짚어 굴암리 마을까지 가야 한다. 3km 이상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비화식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비화식에는 짜장밥부터 제육볶음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다.[왼쪽/오른쪽]비화식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비화식에는 짜장밥부터 제육볶음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다.
백패커에게 식사는 비화식이 원칙이다. 비화식은 불을 사용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끓는 물이 없어도 원터치로 따뜻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니 백패커들에게 이보다 고마운 게 또 있을까 싶다. 휴대도 편하고 뒤처리도 깔끔하다. 최근에 나온 비화식은 짜장밥부터 제육볶음까지 메뉴도 다양해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진입로 안내판에 써놓은 ‘화재발생 위험행위 금지’라는 경고문구가 아니어도, 관리인이 없고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이곳에서의 화기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등의 행위도 마찬가지다. 주차장을 포함한 모든 장소 사용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건 머문 자리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여유,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
 
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는 백패커텐트를 치고 휴식을 취하는 백패커
여유로운 사이트 공간은 강천섬의 매력이다.타프는 한여름에 그늘을 만들어준다.[왼쪽/오른쪽]여유로운 사이트 공간은 강천섬의 매력이다./타프는 한여름에 그늘을 만들어준다.
동서로 길쭉한 강천섬은 면적이 57만1000㎡에 이른다. 축구장 80개 정도를 합쳐놓은 크기다. 어디에 텐트를 칠지 고민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명당은 있게 마련. 강천섬에서 텐트 치기 좋은 곳은 북쪽 산책로에 조성한 은행나무길이나 남한강이 보이는 남쪽 산책로 주변이다. 햇볕을 막아줄 타프가 있다면 사방이 활짝 열린 잔디광장 한가운데 자리를 잡아도 괜찮다.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예쁜 은행나무길은행나무길은 산책로이자 자전거길이다.[왼쪽/오른쪽]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예쁜 은행나무길/은행나무길은 산책로이자 자전거길이다.
강천섬에서의 시간은 참 느리게 간다. 하루해가 길어진 계절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자연 속에서 만끽하는 느긋함과 여유로움 때문이다. 넉넉하게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누리는 건 각자의 몫. 그러니 강천섬에서는 도시에서 해보지 못한 많은 걸 해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팔베개하고 누워 파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본다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한 책 한 권 읽는 것도좋겠다.
텐트를 설치하는 김현일 크루텐트를 설치하는 김현일 크루
백패킹용 텐트는 작고 가볍다.백패킹용 텐트는 작고 가볍다.
산뜻한 산책로를 따라 섬 한 바퀴 돌아보는 여유도 잊지 말자. 3km가 채 안 되는 산책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넉넉히 잡아도 1시간이면 족하다. 물론 도시에서보다 한 템포는 느리게 걸을 때 얘기다. 해 질 녘 잔잔한 강물 위로 떨어지는 붉은 노을과 밤하늘을 총총히 밝히는 별들도 강천섬이 주는 귀한 선물들이다.
노을빛 고운 남한강어둠이 내린 강천섬[왼쪽/오른쪽]노을빛 고운 남한강/어둠이 내린 강천섬
강천섬에서의 멋진 하룻밤을 꿈꾸지만 선뜻 혼자 나서기가 망설여진다면 아웃도어엑스크루(http://xcrew.co.kr)에서 운영하는 ‘레드랜저 나이트백패킹’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아웃도어 전문가인 김현일 크루가 동행하는 ‘레드랜저 나이트백패킹’은 강천섬 외에도 다양한 장소에서 백패킹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아웃도어 전문가인 김현일 씨가 전해주는 백패킹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노하우는 덤이다.
강천섬은 자전거로 캠핑을 즐기는 ‘자캠족’에게도 인기가 많다.강천섬은 자전거로 캠핑을 즐기는 ‘자캠족’에게도 인기가 많다.
강천섬은 ‘남한강자전거길’이 지나는 곳이다 보니 자캠족(자전거를 이용해 캠핑을 즐기는 사람)과 강천섬의 비경을 보러 오는 당일치기 피크닉족도 많이 찾는다. 진입로와 산책로가 잘 정비돼 간단한 장비는 미니수레를 이용해 옮길 수도 있어 부담이 없다. 강천섬을 편하게 돌아볼 생각이라면 주차장 앞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자전거 1시간 대여료는 5000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개조한 3인승 자전거택시는 7000원이다.

여행정보

강천섬
  • 주소 :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리 627 일원
  • 이용시간 : 상시
  • 이용요금 : 무료
  • 휴무 : 연중무휴
  • 문의 : 031-887-3573 (경기도 여주시청 문화관광과)
식당
  • 천서리막국수 본점 : 국수 /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여양로 1974 / 031-883-9799
  • 굴암매운탕 : 매운탕 /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굴암1길 13 / 031-882-0094
  • 강천매운탕 : 매운탕 /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리길 85 / 031-882-5191
숙소

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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