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유식을 주든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우는 아기들도 있지만, 입을 꼭 다물고 이유식을 잘 안 먹으려 해서 부모님의 애를 태우는 아기들도 많습니다. 이런 아기를 두신 어머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에게 이유식 먹기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제인지를 이해하는 마음입니다. 이유식을 처음 시작하고 한두 달 정도는 아기가 이유식 먹기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처음 이유식을 먹는 아기는 젖꼭지를 빨던 습관 때문에 입으로 음식물이 들어와도 자꾸 혀로 밀어내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부모님들은 ‘아기가 이유식을 싫어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것은 이유식이 싫어서가 아니라 아직까지 혀를 움직여 음식을 삼키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숟가락으로 떠먹이시면 언젠가는 익숙해져 곧잘 받아 먹게 됩니다. 이렇게 숟가락에 익숙해지는 기간은 아기에 따라 일주일에서 두 달까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떤 부모님들은 이유식 먹이기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이유식 먹이기를 절반 이상 성공하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생후 6개월이 지난 아기가 이유식을 잘 안 먹으려 할 때는 아기의 생활 습관을 잘 관찰하셔야 합니다. 아기의 수유시간, 이유식 시간, 섭취량, 운동량, 수면 시간 등을 일주일정도 기록하시면서 문제점을 찾아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 시기에 잘 안 먹는 아기들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자주 발견됩니다.

첫 번째는 이유식과 수유시간이 불규칙한 경우입니다

이유식과 수유 사이에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지 않으면 이유식이 수유량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배가 불러 이유식을 안 먹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생활 리듬에 맞추어 이유식과 수유 사이에 적당한 시간 간격이 있도록 식사 시간표를 짜셔야 합니다. 이유식 먹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시고 이유식을 다 먹고 난 후 부족해 하는 것 같으면 그때 수유를 하셔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이유식을 잘 안먹는다고 자꾸 간식을 먹이는 경우입니다

아주 소량의 간식이라도 다음 끼니의 식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간식은 대부분 과일이나 과자 같은 단 음식이기 때문에 간식을 먹고 나면 입맛을 잃을 수 있습니다. 간식은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주도록 하세요. 그리고 간식을 잘 먹는다고 해서 과일이나 과자 같은 식품으로 배를 채우게 해서는 안됩니다.

세 번째는 액상 식품을 너무 많이 먹는 경우입니다

액상 식품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 이유식을 안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액상식품을 필요량 이상으로 많이 마시면 배는 부르고 영양소는 낮기 때문에 영양이 부족하여 성장이 부진할 수 있습니다. 돌 이후에는 하루에 마시는 액상 식품의 양이 600 mL를 넘지 않도록 해주셔야 적절한 양의 이유식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활동량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아기들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운동을 해야 식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하루 종일 앉아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만 보는 것은 아닌지 집안에만 있어 활동 범위가 좁은 것은 아닌지 관찰해 보세요. 그리고 식사시간이 다가오면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산책을 하고 들어오세요. 배가 고파져서 좀 더 잘 먹게 됩니다.

다섯 번째는 식사시간이 즐겁지 않은 경우입니다

잘 먹지 않는다고 야단치거나 이유식을 억지로 먹이려 하는 등 억압적인 분위기는 아기가 이유식을 더욱 싫어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습니다. 되도록이면 아기 혼자 식사 하게 하지 마시고 식구들과 식사 시간을 맞추어 함께 먹으면서 엄마, 아빠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세요. 즐거운 음악을 틀어놓으셔도 좋고 아기가 한입 한입 받아 먹을 때마다 박수 치며 칭찬을 해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기가 직접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이유식을 만들어 주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숟가락으로 떠 먹일 때는 안 먹으려 하다가도 손에 들고 직접 먹게 해주면 잘 먹는 아가들이 있답니다. 주먹밥을 만들어 주시거나 밥에 김을 싸서 쉽게 들고 먹을 수 있도록 해보세요. 식사 시간을 아주 즐거워 할 것입니다.

이유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기의 평생의 식습관을 결정합니다.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시면 편식하고 잘 먹지 않는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익히게 해주는 일은 부모님들이 아기에게 해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