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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여행 화산섬이 빚은 천연 바다 풀장, 제주 황우지해안

등록 2018.08.02

화산섬이 빚은 천연 바다 풀장

제주 황우지해안


서귀포시 외돌개 가는 길목에 자리한 황우지해안은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이들만 물어물어 찾아가던, 제주에 몇 남지 않은 비경으로 꼽히던 곳이다. 최근 인터넷과 SNS 등을 타고 급속히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인적 드물던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더는 예전만큼 호젓한 시간을 누리기는 어렵지만, 투명하리만치 맑은 바닷속을 들여다보거나 찰랑대는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바다 위를 유영하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바닷가 절벽 아래 펼쳐진 황우지해안바닷가 절벽 아래 펼쳐진 황우지해안



바닷가 절벽 아래 숨은 천연 풀장

황우지해안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황우지해안 전적비 옆 계단길을 내려간다.[왼쪽/오른쪽]황우지해안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 황우지해안 전적비 옆 계단길을 내려간다.

황우지해안은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외돌개에서 도보로 5분 정도면 닿는 곳에 있다. 평소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들락거리지만 검은 현무암이 마치 요새처럼 둘러쳐진 황우지해안은 마음먹고 찾지 않는 이상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바닷가 절벽 아래 좁은 계단길을 내려가야 나타나기 때문에 이곳을 우연찮게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올레 7코스 시작점 표식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황우지해안 전적비가 서 있는 바닷가 절벽에 닿는다. 황우지해안은 예전 무장공비가 침투해 전투를 벌였던 곳이기도 하다. 전적비 옆에 황우지해안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이 있다.


계단 중간쯤에서 내려다보이는 황우지해안계단 중간쯤에서 내려다보이는 황우지해안

바닷가 절벽 위에서도 황우지해안은 잘 보이지 않는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뿐인 이곳 어디에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지 의아할 따름이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반신반의하던 마음이 중간쯤 가서야 스르르 풀린다.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기지 않아 눈을 슥 비벼본다. 모두들 어디 숨어 있었던 건지 절벽 위쪽에서는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더니, 아래쪽으로 내려서자 까르르까르르 신나는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어떻게들 알고 찾아왔는지 스노클링 장비에 튜브, 구명조끼, 텐트까지, 다들 단단히 준비를 해왔다. 가족 단위 여행객부터 친구들, 커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물놀이를 즐기는 풍경이 이채로우면서도 행복해 보인다.



절경에 취해 즐기는 신나는 물놀이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해안가에 닿는다.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해안가에 닿는다.

황우지해안은 고운 모래 대신 울퉁불퉁한 바위투성이다. 바위 틈새로 바닷물이 파도에 쓸려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어린아이들이 혼자 걷기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맑은 바닷물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맑은 바닷물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

신기하게도 산봉우리처럼 봉긋 솟은 거대한 돌기둥 안쪽에 해수풀장이 형성되어 있다. 먼 옛날 용암이 분출되어 굳어진 뒤 오랜 세월 풍화 작용을 거치며 만들어진 천연 풀장이다. 그야말로 자연이 빚어낸 작품이다. 바닷물이 끊임없이 순환되는 천연 풀장인 만큼 수질도 단연 최고다. 물이 워낙 맑아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스노클링 장비를 이용하면 훨씬 더 여유롭게 바닷속 탐험이 가능하다.


수영을 즐기다 바위에 앉아 쉴 수도 있다.수영을 즐기다 바위에 앉아 쉴 수도 있다.

신나게 수영을 하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땐 아무데고 바위에 걸터앉으면 그만이다. 다만, 주변에 그늘이 없기 때문에 모자는 필수다. 간단한 먹을거리를 챙겨가는 건 좋지만 쓰레기는 꼭 되가져가도록 한다.


황우지해안에서 새섬과 새연교가 보인다.황우지해안에서 새섬과 새연교가 보인다.

황우지해안의 또 다른 매력은 주변 풍경이다. 어디에다 카메라 포커스를 맞춰도 그림이 되는 아름다운 풍경이 해안을 둘러싸고 있다. 그중에서도 멀리 새섬과 새연교가 보이는 풍경이 최고다. 파란 하늘과 그보다 더 새파란 바다, 그 위에 떠 있는 작은 섬들, 푸른 숲, 유유히 떠가는 배들… 수려한 경관과 물놀이에 빠져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자연이 빚어낸 천연 해수풀장 해안가 너머 깊은 바다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왼쪽/오른쪽]자연이 빚어낸 천연 해수풀장 / 해안가 너머 깊은 바다로 흘러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황우지해안은 완만한 만 형태를 이루고 있는 데다 중간에 돌기둥처럼 선 바위섬이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에 안쪽에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전수칙을 무시하거나 장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언제든 바닷물이 밀려들 수 있는 데다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해안가에서 너무 멀리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황우지해안은 공식 해수욕장이 아니기 때문에 따로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 그런 만큼 자신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볍게 걷기 좋은 외돌개 산책로

외돌개 앞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외돌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풍경[왼쪽/오른쪽]외돌개 앞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 외돌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풍경

황우지해안에 간다면 외돌개 주변 산책도 빼놓지 말자. 황우지해안 위쪽에 조성된 데크 산책로를 따라가면 외돌개 앞까지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외돌개로 가는 동안 만나게 되는 풍경 하나하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해안가 절벽 너머로 외돌개가 보인다.병풍처럼 둘러쳐진 해안가 절벽 너머로 외돌개가 보인다.

해안가에 외따로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섬인 외돌개는 그 자체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약 150만 년 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형성된 외돌개는 특이하게도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바위섬 꼭대기에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


바다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외돌개바다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외돌개

외돌개와 관련한 설화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목호(牧胡)들의 난을 진압한 최영 장군 이야기다. 목호는 고려시대 제주에서 말을 기르던 몽골족을 일컫는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범섬으로 도망간 목호들을 진압하기 위해 외돌개를 장군처럼 보이게 꾸몄다. 목호들은 대장군이 자신들을 토벌하러 오는 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다. 높이 20m나 되는 우뚝 솟은 바위섬을 어떻게 사람처럼 보이게 꾸몄을까. 외돌개에 얽힌 이야기를 떠올리며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외돌개는 올레 7코스가 지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올레길을 따라 좀더 걷거나 샛길을 이용해 주차장으로 바로 빠져나갈 수도 있다.

여행정보

황우지해안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766-1(올레 7코스 입구 부근)
주변 음식점
  • 청운식당 : 생선조림 /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285 / 064-782-3912
  • 어부랑누이랑 : 쥐치조림, 물회 / 서귀포시 막숙포로 66-1 / 064-739-7103
  • 백기해녀의집 : 성게해삼물회, 성게칼국수 /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88-19 / 064-782-0673
숙소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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