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쟁기념관 1층에 자리한 전쟁역사실 1관이 6개월간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교과서에 언급된 전쟁의 역사를 더 쉽고 생생하게 파악할 수 있어, 새로운 학습 공간으로 관심을 받는다. 새로워진 전쟁기념관, 지금 만나보자.

전쟁기념관 본관 전경

[왼쪽/오른쪽]밝고 산뜻하게 단장한 전쟁기념관 안 전쟁역사실 1관 / 시대적 상징이 담긴 전쟁역사실 1관의 아치형 게이트

전쟁기념관 안 전쟁역사실 1관의 새로운 모습

1994년 개관한 이래,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기념관을 찾는다. 2015년에는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명소 1위로 선정되었을 만큼 대외적으로도 큰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쟁기념관 본관 입구는 2층으로 연결된다. 1층은 전쟁역사실 1·2관, 입구가 있는 2층은 6·25전쟁실 1·2관, 3층은 6·25전쟁실 3관과 기증실로 구성된다. 그중 전쟁역사실 1관이 6개월간 공사를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문을 열었다.

디지털 벽화를 선보이는 '호국의 길'

기념관 전체 관람은 입구 안쪽에 마련된 호국추모실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타원형으로 된 호국추모실을 지나면 1층 광장으로 이어지는 '호국의 길'이 나온다. 호국의 길 역시 새롭게 단장했다. 이전에는 선사시대 유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디지털 전시를 선보인다. 선사시대 벽화 속 인물을 디지털 작업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한 것. 호국의 길을 지나 1층 광장에 서면 전쟁 역사 연대표가 보인다. 한국과 세계의 전쟁 역사를 한눈에 비교·대조할 수 있다.

1층 광장에 마련된 한국과 세계 전쟁 역사 연대표

재개관한 전쟁역사실 1관의 가장 새로운 모습은 자연스런 관람 동선이다. 이어진 길을 따라 관람하는 것만으로 시대별 특징을 파악하고, 역사의 흐름을 익힐 수 있다. 전쟁역사실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 중기인 임진왜란까지 역사를 전시한다.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이 시작되는 곳에는 각 시대를 상징하는 아치형 게이트를 설치해 시기를 구분했으며, 종전에 2개 있던 관련 영상을 9개로 늘렸다.

이해하기 쉬운 관람 동선

입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영상 화면이 보인다.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실물 형태와 크기로 재현한 디지털 스크린이다. 4개 국어로 마련된 설명 영상 시작 버튼을 누르면 당대에 관한 설명과 영상이 나온다. 나머지 8개 영상도 같은 시스템이다.

[왼쪽/오른쪽]디지털 영상 장치는 물론, 그림과 벽화까지 세심한 변화가 엿보인다. / 보물 886호 황자총통

시대별로 특색 있는 변화도 많다. 삼국시대가 전시된 공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닥 문양이다. 파란색 타일을 이용해 강줄기를 표현한 것으로, 한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구려와 백제, 신라를 상징적으로 구분했다. 큰 비중이 없던 발해 이야기도 남북국시대로 묶어 상세히 설명한다. 조선 시대로 들어서는 게이트는 북한산성 대동문으로 꾸몄다. 조선 시대 전시 구역에서 눈여겨볼 것은 황자총통이다. 전쟁역사실에 있는 유물은 모두 실제 크기와 모양으로 재현한 것이지만, 보물 886호 황자총통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장기 대여한 진품이다.

재개관 준비 중인 전쟁역사실 2관

이어지는 전쟁역사실 2관은 예전 모습 그대로 전시된다. 재개관 전의 전쟁역사실 1관 모습이 떠오른다. 구역을 정확히 나눠 시대별 역사를 한눈에 정리하고, 미술관같이 설치된 그림과 영상으로 파악하기 쉽다. 소규모 학생 그룹과 단체 방문이 늘어난 이유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디지털과 영상, 그림과 유물로 쉽고 재미있게 익히는 공간이다.

[왼쪽/오른쪽]화사한 전쟁역사실 복도 / 거북선이 재현된 전쟁역사실 중앙 포토 존

어린이박물관과 비상대비체험관도 둘러봐요!

전쟁기념관 본관 건물 옆으로 육해공군 전투 기기가 전시되었다.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탱크와 비행기도 여럿이기 때문에 기념 촬영과 관람을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옥외전시장이다. 3~11세 아이와 함께 방문했다면, 이곳을 지나 2014년 12월 개관한 어린이박물관도 들러보자. 귀엽고 아기자기한 시설로 꾸며 놀면서 배우는 체험형 공간이다. 어른들은 잠시 쉬고, 아이들은 신나는 박물관 놀이를 즐길 수 있다.
호국공원 지하에는 비상대비체험관이 있다. 다양한 비상 상황 예시와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행동 요령 등을 상세하게 전시한다. 전시실 중간에 마련된 모니터 학습 공간에서 퀴즈를 풀어보는 재미도 있다.

아이와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어린이박물관

[왼쪽/오른쪽]어린이박물관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체험이 가득하다. / 비상시 행동 요령을 배워보는 비상대비체험관

광장 곳곳에는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의 중요성을 새기는 다양한 조형물이 있어, 공원 산책과 함께 관람하기 좋다. 야외 테라스 공간이 마련된 뮤지엄카페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기념관 내부 매점과 기념품 판매점 등도 잘 갖췄다.

전쟁역사실과 6·25전쟁실이 있는 전쟁기념관 본관과 어린이박물관, 비상대비체험관을 둘러보는 것은 모두 무료다. 대관 전시하는 기획전시실은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전시마다 입장료가 있다. 전시 해설 역시 무료지만 예약이 필수다.

[왼쪽/오른쪽]예약하면 토요 가족 만들기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방패연 만들기

엄마, 아빠 손잡고 만들기 놀이

전쟁기념관은 1년 내내 꽉 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전쟁의 역사와 현재 우리 모습을 오감으로 배울 수 있다. 2월에 참여해볼 만한 프로그램은 '토요 가족 만들기 체험'이다. 기상관측과 공군의 역할을 알아보는 첨성대 만들기, 임진왜란 때 사용한 신호연을 배우고 방패연 만들어 날리기, 거북선과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통해 해군의 역할을 배우고 거북선 만들기, 조선의 비밀로 알려진 신기전에 대해 학습하고 신기전기화차 만들기, 전통 활과 화살의 사용법을 알아보고 직접 만들어 활쏘기 등이다. 전쟁에서 유용하게 사용된 무기와 기술력을 역사와 함께 재미있게 배우고, 직접 만들어서 몸으로 익히는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들기 체험을 하고 나서 전시 관람을 하면 더 큰 흥미를 유발해, 참여도와 집중도를 높여준다. 모든 만들기 체험에 참가비는 없지만(재료비 본인 부담), 인원수 제한이 있고 홈페이지에서 선착순 접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