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은 역사를 담았다. 낙동강에서 갈라진 남강은 의병장 곽재우의 충절이 깃든 정암진을 지나고, 논개의 절개가 서린 의암을 품는다.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은 결국 바다와 만난다. 한우산에서 본 아름다운 별도, 진주성의 화려한 야경도 이 강물에 담겨 바다로 흘러간다. 의령에서 진주, 사천을 거쳐 고성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선선한 가을날, 좋은 책 한 권 읽은 듯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길이다.

<여행 코스>

1일차
11:00 의령 의병장 곽재우 생가(15km, 약 22분) → 14:00 일붕사(2km, 약 3분) → 15:30 의령예술촌(10km, 약 20분) → 18:00 한우산

2일차
10:00 의병박물관(48km, 약 44분) → 13:00 진주 진양호공원(6km, 약 13분) → 14:00 국립진주박물관(0.5km, 도보 약 3분) → 16:00 촉석루와 진주 의암(1.2km, 약 12분) → 18:00 진주성 야경(남가람공원 / 1.2km, 약 4분) → 20:00 청춘다락

3일차
10:00 사천 항공우주박물관(26km, 약 46분) → 13:00 고성 상족암군립공원(제전마을 해변-상족암-고성공룡박물관)

<1일차>

붉은 도포 자락에 깃든 삶, 의병장 곽재우 생가

의령군을 '의병의 고장'이라 부르는 건 곽재우 장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켰고, 전장에서 늘 백마를 타고 붉은 도포를 입어 '홍의장군'이라 불렸다. 곽재우 장군이 태어난 곳은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 그의 생가는 2005년 복원되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곽재우 생가는 조선 중기 남부 지방 일반 사대부의 전형적인 가옥 구조를 보인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정면에 사랑채가 있고, 문간채와 나란한 담 너머 안채와 곳간채가 자리한다. 안채 옆으로 정갈한 장독대와 우물도 있다. 낮은 담을 사이에 두고 안채와 나란한 건물은 처녀나 새댁이 사용하던 별당이다. 자그마한 4칸 건물이지만, 사랑채와 안채처럼 멋스러운 팔작지붕을 올렸다. 생가에서 200m 남짓 떨어진 곳에 장군이 북을 매달아 치면서 의병을 모아 훈련했다는 느티나무, 현고수가 있다. 생가 옆에 조성된 곽재우장군문화공원도 천천히 돌아보자.

주소 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2북길 1
문의 055-570-2440
이용 시간 상시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왼쪽/오른쪽]의병장 곽재우 생가는 조선 중기 사대부의 전형적 가옥 구조를 보인다. / 사랑채  [왼쪽/가운데/오른쪽]안채와 곳간채 / 사랑채와 별당은 낮은 담장으로 나뉜다. / 생가 옆에 조성된 곽재우장군문화공원

세계 최대 동굴법당, 일붕사

일붕사는 동굴법당이 두 곳인 사찰로 유명하다. 대웅전과 무량수전을 깎아지른 절벽에 동굴에 조성했다. 동굴의 규모는 꽤나 크다. 그중 대웅전으로 사용하는 동굴법당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456㎡ 동굴법당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8대 보살상을 모셨다. 무량수전 옆에는 규방의 아씨처럼 다소곳한 모습의 폭포가 흘러내린다. 일붕사에서 동굴법당만큼 인상적인 것이 봉황산이다. 수직 암벽으로 된 산이지만, 높이가 40m에 불과하고 나무 계단과 데크가 마련돼 누구나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 바위에 오르면 평촌리 일대가 한눈에 담긴다. 봉황산은 일주문 옆 도로변 들머리나 무량수전 아래 계단을 통해 오른다. 거리는 무량수전 쪽에서 오르는 코스가 조금 더 짧다.

주소 경남 의령군 궁류면 청정로 1202-15
문의 055-572-7777
홈페이지 일붕사 www.ilbungsa.com
이용 시간 상시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왼쪽/오른쪽]일붕사는 세계 최대 동굴법당이 있는 사찰이다. / 대웅전 동굴법당 내부  [왼쪽/가운데/오른쪽]일붕사에는 동굴법당이 두 곳 있다. / 봉황대에서 본 평촌리 / 봉황대

예술아 놀자! 의령예술촌

일붕사에서 벽계관광지 방향으로 길을 조금 거슬러 오르면 우측으로 거대한 수박과 멜론이 시선을 끈다. 의령예술촌에서 활용하는 체험관으로, 의령 특산물인 수박과 멜론을 형상화해 지었다.
옛 평촌초등학교를 활용해 1999년 5월 문을 연 의령예술촌은 2012년 7월 <여름 낭만>전을 개최하며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상설 전시실을 운영하고, 글짓기·사생·공예대회와 공연, 캠프 등을 꾸준히 진행한다. 의령의 대표 축제 가운데 하나인 의령예술제도 이곳에서 열린다. 아이들이 우리 전통과 예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풍물, 전통 춤, 다도, 매듭 공예, 클레이 아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야외 광장과 5개 전시실을 갖춘 전시동, 5~25인을 수용 가능한 숙박 시설도 마련했다.

주소 경남 의령군 궁류면 벽계로 16-32
문의 055-572-0104
홈페이지 의령예술촌 의령예술촌.kr
이용 시간 09:00~18:00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왼쪽/오른쪽]수박과 멜론 모양 의령예술촌 체험관 / 수변 산책로 변에 핀 코스모스  [왼쪽/가운데/오른쪽]수변 산책로에는 산뜻한 데크가 깔렸다. / 의령예술촌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풍물 공연

은하수도 보고 반딧불이도 만나고, 한우산

의령군 궁류면에 솟은 한우산(835.7m)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에게 유명하다. 사천의 각산, 하동의 형제봉과 함께 전국 규모 패러글라이딩 대회도 여러 번 열렸다. 주말이면 한우산 활공장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한우산은 경남에서 손꼽히는 은하수 관측 포인트이기도 하다. 해발 800m가 넘는 산정 바로 아래까지 차량으로 오를 수 있고, 주변에 빛 공해가 적어 은하수 관측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벽계저수지에서 출발해 산정 아래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그 흔한 가로등 하나 보이지 않는다. 몽골의 고비사막이나 중국의 타클라마칸사막처럼 칠흑 같은 어둠은 아니지만, 별과 은하수를 관측하고 사진으로 멋진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유성처럼 밤하늘에 떠다니는 반딧불이를 만나는 행복도 빼놓을 수 없다.
의령예술촌에서 벽계저수지를 지나면 한우산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난다. 산정 아래 주차장까지 제법 가파른 길을 8km 정도 올라야 한다. 길은 대부분 포장되었지만, 일부 구간은 차량 두 대가 지나가기도 버거울 만큼 좁아 운전에 주의가 필요하다. 가파르고 협소한 벽계저수지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가례면사무소 방면으로 가자. 의령예술촌에서 가례면사무소까지 25km 정도 돌아 나와야 하지만, 해발 700m 지점까지 산뜻한 지방도가 이어져 운전에 대한 부담이 훨씬 덜하다.
여유가 된다면 해 지기 전에 한우산을 찾아가길 권한다. 한우정이 있는 산정 주차장에서 완만한 데크 로드를 10분쯤 오르면 정상에 닿는데, 정상 표석 너머 만나는 억새 군락과 어우러진 해넘이도 한우산의 은하수만큼 아름다워 놓치기 아깝기 때문이다.

주소 경남 의령군 궁류면 일대
문의 055-570-2680(의령군청 산림녹지과)
이용 시간 상시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왼쪽/오른쪽]한우산 정상 억새 군락에서 본 일몰 / 한우정 위로 은하수가 지난다.  [왼쪽/가운데/오른쪽]한우정은 한우산 은하수 관측 포인트다. / 한우산 정상 표석 위로 수많은 별이 떴다. / 한우산 정상에서 본 의령 시내

<2일차>

민초들이 지켜낸 조국, 의병박물관

의령에서 의병장 곽재우 생가와 함께 반드시 찾아봐야 할 곳이 의병박물관이다. 상설 전시 공간인 고고역사실과 의병유물전시실 외에 특별전시실, 영상실, 수장고 등을 갖췄다. 1층 고고역사실에는 대의면 마쌍리에서 출토된 파수부호를 비롯한 선사시대 유물, 용덕면 운곡리와 부림면 경산리 고분군 등에서 출토된 가야 시대 유물,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쳐 조선, 근대로 이어지는 각종 유물과 전적이 시대순으로 전시된다.
의병유물전시실에는 곽재우 유물 일괄(보물 671호), 윤탁과 오운, 이운장, 강언룡, 안기종 등 17장군 관련 유물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군과 왜군이 사용한 무기와 갑옷을 전시해 두 나라의 전력을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도 인상적이다. 각종 영상이나 디오라마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의병유물전시실 중앙에 있는 360˚ 원형 3D 서클 비전이 대표적이다. 곽재우 장군이 대승을 거둔 정암진 전투에 대한 내용을 3D 영상으로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 박물관 앞 잔디광장에는 용덕면 정동리에서 발굴된 용각류 공룡의 발자국 화석도 있다.

주소 경남 의령군 의령읍 충익로 1-25
문의 055-570-2345
홈페이지 의병박물관 ub.uiryeong.go.kr 
이용 시간 09:00~18:00
휴무 월요일, 1월 1일
입장료 무료

 [왼쪽/오른쪽]의병박물관에는 조선 시대 활동한 의병에 대한 전시물이 가득하다. / 고고역사실  [왼쪽/가운데/오른쪽]홍의장군 곽재우의 복장과 일본 장수의 갑옷 / 의병박물관에는 다양한 디오라마와 영상 전시물이 있다. / 의병장 곽재우의 영정을 모신 충익사

진양호의 가을을 그대 가슴에, 진양호공원

곽재우 장군이 대승을 거둔 정암진을 에둘러 흘러온 남강은 진주시 판문동에 이르러 거대한 호수를 이룬다. 진향호는 1970년 남강댐이 건설되며 생긴 호수다. 진양호 호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은 진양호공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다. 진양호와 남강댐은 물론 지리산, 와룡산, 자굴산, 금오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진양호 노을은 진주팔경에 들 만큼 아름답다.
경남 지역 최초의 동물원인 진양호동물원도 진양호공원에 있다. 1986년 문을 연 진양호동물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호랑이와 곰, 독수리 같은 맹수는 물론 재롱둥이 물개와 원숭이 등 48종 290여 마리 동물이 있다. 진양호전망대와 진양호동물원을 잇는 산책로는 가을 단풍이 예쁘다.

주소 경남 진주시 남강로1번길 96-6
문의 055-749-5933
홈페이지 진양호공원 www.jinju.go.kr/park
이용 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휴무 연중무휴(어린이농촌테마체험관 월요일, 1월 1일, 명절 연휴)
입장료 무료(진양호동물원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500원)

 [왼쪽/오른쪽]진양호전망대에서 본 진양호 / 진양호전망대는 독특한 외관으로 많은 드라마에 등장했다.  [왼쪽/가운데/오른쪽]진양호동물원은 경남 최초의 동물원이다. / 진양호동물원의 호랑이 / 삼림욕장의 산뜻한 산책로

임진왜란을 기록하다, 국립진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은 진주성 안에 있다. 우리나라 현대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김수근 선생이 목탑을 모티프로 설계한 건물답게 한국적인 멋이 느껴지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답게 천자총통(보물 647호)과 중완구(보물 859호) 같은 무기류에서 이순신 장군의 수결이 남아있는 최희량임란첩보서목(보물 660호), 거북선과 판옥선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모형 등 전시물 460여 점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디오라마와 탁본 체험도 흥미롭다.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문화 체험 '숲은 박물관'은 오는 12월까지 셋째 토요일 박물관 주변 숲에서 진행되며, 진주 오광대 탈놀음과 진주검무 공연으로 꾸미는 '진주시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은 토요일 오후 2시 박물관 앞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다. '숲은 박물관' 참가신청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된다.

주소 경남 진주시 남강로 626-35
문의 055-742-5951
홈페이지 국립진주박물관 jinju.museum.go.kr
이용 시간 평일 10:00~18:00, 토·일·공휴일 10:00~19:00 / 야간 개장 : 4~10월 토요일, 매월 마지막 수요일 10:00~21:00
휴무 월요일, 1월 1일, 명절 당일
입장료 무료(진주성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

 [왼쪽/오른쪽]목탑을 모티프로 설계된 국립진주박물관 /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이다.  [왼쪽/가운데/오른쪽]거북선과 판옥선 모형 / 조선 수군 장수 복장 / 국립진주박물관 야외 공연장에서 열리는 '진주시 무형문화재 토요상설공연'

촉석루에 올라 남강을 품다, 촉석루와 의암

진주성을 대표하는 공간은 단연 촉석루(경남문화재자료 8호)와 진주 의암(경남기념물 235호)이다. 촉석루는 밀양의 영남루,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꼽힌다. 전시에는 지휘소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평시에는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거나 고시장으로도 활용되었다. 촉석루를 '남장대' '장원루'라 부른 연유가 여기에 있다. 촉석루와 어우러진 남강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진주성이 왜군에게 함락된 뒤 논개가 왜장과 함께 남강에 몸을 던진 의암, 논개의 영정을 모신 의기사는 촉석루와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의기사는 촉석루 우측에, 의암은 촉석루에서 짧은 계단으로 이어지는 남강 변에 있다. 강변 산책로 개방 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다.

주소 경남 진주시 본성동 500-1
문의 055-749-5171(진주성관리사업소)
이용 시간 09:00~18:00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진주성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

 [왼쪽/오른쪽]촉석루와 의암은 짧은 계단으로 연결된다. / 촉석루는 우리나라 3대 누각 가운데 하나다.  [왼쪽/가운데/오른쪽]촉석루에서 본 남강 / 남강에 안기듯 자리한 의암 / 강변 산책로에서 바라본 촉석루와 의암

진주성의 화려한 변신, 진주성 야경

진주성(사적 118호)은 진주의 역사와 문화가 집약된 성지다. 본래 토성이던 것을 고려 말 왜구의 빈번한 침입에 대비해 1379년(우왕 5) 진주목사 김중광이 석성으로 고쳐 쌓았고, 1591년(선조 24) 7월 경상감사 김수가 외성을 축조했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당시 김시민 장군이 이끈 군사 3800여 명과 성민이 왜군 2만여 명을 물리친 진주대첩의 현장이다. 이듬해 재차 침략을 시도한 10만 왜군에 성이 함락되는 비운을 겪었지만, 최후까지 맞서 싸운 군민과 왜장을 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의로운 죽음은 진주성을 에둘러 흐르는 남강처럼 4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 가슴 깊은 곳에 큰 울림으로 남았다.
진주성은 진주를 대표하는 야경 여행지다. 일몰과 동시에 은은한 경관 조명이 불을 밝히면 진주성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오후 6시 이후 진주성을 무료로 개방해 가족,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대나무 숲길이 예쁜 남가람공원은 진주성, 촉석루, 의암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진주성 야경 포인트다. 남강에 비친 진주교의 야경도 놓치지 말자.

주소 경남 진주시 남강로 626
문의 055-749-5171(진주성관리사업소)
홈페이지 진주성 castle.jinju.go.kr
이용 시간 09:00~22:00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600원(오후 6시 이후 무료)

 [왼쪽/오른쪽]남가람공원은 진주성 최고의 야경 포인트다. / 화려한 빛으로 물든 촉석루  [왼쪽/가운데/오른쪽]진주성과 어우러진 진주교 야경 / 진주성은 오후 6시부터 무료로 개방한다. / 남강에 비친 진주교가 아름답다.

열정과 도전 그리고 나만의 개성, 청춘다락

진주성 야경 구경에 출출해진 배는 중앙시장의 청년 상인 푸드 존 '청춘다락'이 책임진다. 청춘다락은 진주시의 청년 상인 창업 지원 사업으로 시작됐다. 전통시장 내 유휴 공간을 청년 창업자에게 지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통시장의 분위기도 살려보자는 시도였다. 1년여 준비 끝에 지난 4월 개점한 청춘다락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자그마한 공간과 개성 넘치는 음식이 젊은이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덕이다.
다락(多樂)은 '즐거움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다. 30m가 채 되지 않는 상가 2층에 옹기종기 모인 식당을 보면, 어릴 적 나만의 아지트였던 지붕 밑 다락방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친근함과 편안함이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청춘다락으로 이끄는 비결이 아닐까.
청춘다락에는 각기 다른 개성과 메뉴를 뽐내는 14개 매장이 들어섰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재료로 국물을 낸 된장찌개로 승부하는 '집;밥술', 싸고 맛있는 일식을 선보이는 '료씨', 두툼한 수제 패티로 주머니 가벼운 청춘을 위로하는 '정버거', 분위기 있는 멕시코 요릿집 '홈리스', 경상대 학생들이 창업한 수제 맥주 '큰곰양조장' 등 국적 불문 톡톡 튀는 메뉴가 한상 가득이다. 다리품 팔지 않고도 뷔페에 온 것처럼 입맛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청춘다락은 중앙시장 서쪽 입구 2층 상가에 있다. 진주중앙지하상가 10번 출구에서 보이는 반도약국을 끼고 중앙시장으로 들어가 왼쪽 첫 번째 계단을 오르면 된다. 이정표는 없지만 계단마다 낙관을 닮은 청춘다락 표식이 선명해 찾기 쉽다.

주소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길 27-20 2층
문의 055-745-8170(진주시청 지역경제과)
홈페이지 청춘다락 jinjuyoung.co.kr
이용 시간 매장별 상이
휴무 매장별 상이
입장료 무료

 [왼쪽/오른쪽]중앙시장 2층에 자리한 청춘다락 /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연인들이 예쁘다.  [왼쪽/가운데/오른쪽]청춘다락에서 개성으로 똘똘 뭉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된장찌개를 끓이는 '집;밥술' / 싸고 맛있는 일식집 '료씨'

<3일차>

하늘로, 우주로! 항공우주박물관

사천은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다. 항공우주박물관은 비행기의 역사와 우주산업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교육의 장이다. 야외 전시장에는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한 'C-54',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B-29', 병력과 화물을 공수하는 'C-123K'까지 다양한 비행기가 있다. C-123K은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에 사용되기도 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전차와 화포 등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실내 전시장은 항공우주관과 자유수호관으로 구성된다. 2층으로 된 항공우주관에서는 다양한 패널을 통해 항공기의 발달 과정부터 항공기의 구조까지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자유수호관에서는 한국전쟁의 참상과 국군의 활약상, 당시 유엔 참전국 군인들이 사용한 총기류, 군복 등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이라면 체험거리가 다양한 항공우주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을 돌아봐도 좋다.

주소 경남 사천시 사남면 공단1로 78
문의 055-851-6565
홈페이지 항공우주박물관 kaimuseum.co.kr
이용 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휴무 명절 연휴
입장료 어른 3000원, 노인·청소년·어린이 2000원 할인 정보 입장료 30%(어른 3000→2100원, 노인·청소년·어린이 2000→1400원) 할인

 [왼쪽/오른쪽]야외 전시장에 전시된 비행기와 전차 /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촬영에 사용된 'C-123' 내부  [왼쪽/가운데/오른쪽]항공우주관 내부 전시물 / 자유수호관에 전시된 군인 모형과 무기 /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에는 다양한 체험 전시물이 있다.

공룡시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 상족암 길 걷기

고성군 제전마을 앞 해변에서 상족암을 잇는 길은 공룡의 흔적을 찾아가는 길이다. 상족암군립공원으로 들어서 야영장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이내 푸른 바다가 반긴다. 부챗살처럼 펼쳐진 해변 왼쪽은 입암마을이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이어져 붙은 이름이다.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인 상족암은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나온다.
제전마을 앞 해변에서 해안 암반층과 해안 절벽 사이를 가로질러 상족암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는 청소년수련원 부근을 제외한 전 구간에 나무 데크가 설치돼 아이들과 걷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해안으로 내려설 수 있는 계단과 공룡 발자국 화석에 대한 설명을 담은 패널도 곳곳에서 만난다. 천연기념물 411호(고성 덕명리 공룡과 새 발자국 화석 산지)로 지정된 이곳에는 백악기에 만들어진 공룡 발자국 화석 250여 개가 있다.
탐방로 끝자락에는 상족암이 기다린다. 미로처럼 연결된 상족암에는 '선녀탕'이라 부르는 웅덩이가 네 개 있다. 상족암 옆 계단을 오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공룡 전문 박물관인 고성공룡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을 돌아본 뒤에는 정문 앞 공룡탑에서 출렁다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 청소년수련관으로 내려오면 출발지인 제전마을 해변으로 갈 수 있다.

주소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5길 42-23 
문의 055-670-4461 
이용 시간 상시(고성공룡박물관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휴무 연중무휴(고성공룡박물관 월요일, 1월 1일) 
입장료 무료(고성공룡박물관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할인 정보 고성공룡박물관 공룡 탁본 찍기 무료(공룡피자 만들기 체험 시)

 [왼쪽/오른쪽]상족암으로 가는 길에 데크 로드가 설치되었다. / 용각류 공룡의 발자국 화석  [왼쪽/가운데/오른쪽]밥상 다리를 닮은 상족암 / 고성공룡박물관 전시물 / 고성공룡박물관에서 청소년수련원으로 내려오는 출렁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