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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 폐광에 예술과 스토리를 불어넣다, 정선 삼탄아트마인

등록 2017.09.18 수정 2017.09.19

대한민국 제1호 문화예술광산, 정선 삼탄아트마인이 뜨겁다. KBS 2TV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 덕분이다. 드라마 촬영지가 그리스 말고도 국내에도 몇몇 있다는 소식은 ‘유시진(송중기 분)’ 대위에게 빠져있는 여인들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태백의 ‘한보광업소 폐광지’와 파주의 ‘DMZ 캠프그리브스 체험관’과 더불어 정선의 ‘삼탄 아트마인’이 그 주인공! 이번 기사에서는 <태양의 후예> 우리 특전사들의 샤워장 씬 등이 촬영된 정선의 ‘삼탄 아트마인’을 소개한다. 드라마 <유령>, 영화 <스파이><협상종결자> 등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삼탄아트마인’으로 떠나보자.

탄광과 광부. 일상에서 쓰이지 않은 지 오래된 이 단어들이 새삼 새롭게 다가온다.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이 단어들이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한때 묵직한 기계들이 돌아가고 광부들이 탄을 캐내며 분주히 움직이던 검은 땅. 언제부터인가 기계가 멎고 사람들도 하나둘 떠나며 시간마저 멎어버린 땅. 그후 10여 년이 흐르고 검은 땅에 새로운 예술이 움트기 시작했다. 바로 ‘삼탄아트마인(Samtan Art Mine)’이 그것이다.

폐광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난 삼탄아트마인폐광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난 삼탄아트마인

우리나라 무연탄 생산 중심지였던 함백산 자락에 위치한 삼탄아트마인. 초록이 무성한 숲속에 또렷이 자태를 드러낸 녹슨 수직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곳의 정체가 궁금하다면 우선 이름부터 자세히 들여다보자. ‘삼탄’은 우리나라 대표 탄광 중 하나였던 삼척탄좌를 뜻하며, ‘아트마인’은 탄광의 영어식 표기인 ‘콜 마인(Coal mine)’에서 따왔다. 석탄을 캐내던 광산에서 예술을 캐내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국적으로 문화예술 공간이 많지만, 삼탄아트마인은 실제 폐광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964년에 문을 열어 산업시대의 메카로 번성하다 2001년 10월에 문을 닫은 탄광의 역동적이면서 가슴 아픈 역사를 밑바탕에 깔고 예술의 씨앗을 싹틔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4층 라운지 4층 라운지4층 라운지에서 함백산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하고, 안으로는 3층의 현대미술관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라운지에 설치된 독특한 조형물라운지에 설치된 독특한 조형물

워낙 규모가 큰 데다 폐광시설을 재생, 복원하다 보니 오픈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삼탄아트마인은 독특하게 단계별 오픈 과정을 거쳤다. 2012년 10월 블랙 오픈, 12월 화이트 오픈을 거쳐 2013년 5월 24일 그랜드 오픈에 해당하는 레드 오픈을 진행했고, 비로소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게 됐다. 레드 오픈과 함께 삼탄아트마인의 본관동이라 할 수 있는 삼탄아트센터가 문을 열었다. 삼탄아트센터가 자리한 건물은 삼척탄좌 시절 종합사무동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총 4개 층으로 구성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삼탄아트센터에 들어서면 4층에서부터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전형적인 사무용 건물의 무미건조한 외관 때문일까? 건물 안으로 들어서서 만나게 되는 감각적인 라운지와 4층에서 내려다보는 3층 현대미술관의 전시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4층 라운지에서는 무조건 잠시 쉬어 가자. 일종의 워밍업 시간이다. 넓은 창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주변 산세를 감상한 후 그 아래로 펼쳐지는 삼탄아트마인의 크고 작은 건물들을 훑어보자. 삼탄아트마인의 큰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삼탄아트센터 계단을 오르내리며 만나게 되는 벽화들 삼탄아트센터 계단을 오르내리며 만나게 되는 벽화들삼탄아트센터 계단을 오르내리며 만나게 되는 벽화들주기별로 수준 높은 전시가 진행되는 현대미술관 CAM주기별로 수준 높은 전시가 진행되는 현대미술관 CAM탄광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는 삼탄자료실과 박물관 탄광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는 삼탄자료실과 박물관탄광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는 삼탄자료실과 박물관

워밍업이 끝났다면 이제 하나하나 살펴볼 시간이다. 4층에는 ‘아티스트 인 레지던시(Artist-in-residency)’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에 상주하며 작품활동을 펼치게 될 작가들을 위한 아트 레지던스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삼탄아트마인 레지던시 작가 모집 절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이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게 될 공간이다. 
옛 삼척탄좌 시절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오래된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3층에서는 삼척탄좌의 급여명세서, 작업일지를 비롯한 각종 자료와 수직갱을 조종하던 종합운전실 등 탄광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는 삼탄자료실과 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주기적으로 수준 높은 전시가 펼쳐지는 현대미술관 캠(CAM)도 자리했다.

설치작품 설치작품 설치작품[왼쪽/가운데/오른쪽]수백 명의 광원들이 동시에 사용했던 샤워실을 배경으로 당시 그들의 폐를 촬영한 엑스레이 필름 설치 작품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 광원들의 작업복을 빨 때 사용했던 세탁기가 설치 작품으로 거듭났다. / 광원들의 아내들이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활용한 작품.

2층에는 30여 년간 세계 150개국을 여행하며 10만여 점에 달하는 컬렉션을 수집해온 김민석 대표의 소장품들을 보관한 세계미술수장고와 기획전시실 등이 자리했다. 무엇보다 수백 명의 광부들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샤워실을 그대로 살린 갤러리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 탄광의 많은 설비가 독일의 탄광을 모방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독일의 탄광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곳을 보면서 아우슈비츠의 샤워실을 먼저 떠올릴지도 모른다. 현재 이곳에는 당시 광원(광부를 높여 이르는 말)들의 폐를 촬영한 엑스레이 필름이 전시되어 있어 마음이 숙연해진다. 1층에는 광원들이 장화를 세척하던 세화장, 광원들의 작업복을 빨던 대형 세탁기와 탈수기, 안전모 캡램프를 충전하던 장소 등 탄광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예술놀이터, 아트숍이 공존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위대한 조형작품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수직갱과 조차장위대한 조형작품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수직갱과 조차장

아트센터 건물을 빠져나와 야외로 나가면 ‘레일 바이 뮤지엄’으로 사용될 옛 조차장 건물이 보인다. 삼탄아트마인의 로고로도 이용되는 수직갱의 철탑이 인상적이다. 수직갱은 탄광의 엘리베이터와 같은 시설로, 출발점인 해발 832m 지점부터 작업 현장인 지하 600m까지 광원들을 실어 나르고 석탄을 운반하던 운송수단이었다. 삼척탄좌 시절 가장 핵심적인 시설 중 하나였던 조차장의 수직갱은 현재 삼탄아트마인의 위대한 조형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탄차, 컨베이어, 레일, 광차, 수직갱 등이 만들어내는 조차장의 특별한 분위기 때문에 벌써 소지섭 주연의 드라마 <유령>, 영화 <협상종결자> 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기존 탄광 건물들과 부조화 속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글라스하우스기존 탄광 건물들과 부조화 속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글라스하우스빈티지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탄광 시절의 기계 공장동 빈티지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탄광 시절의 기계 공장동 빈티지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탄광 시절의 기계 공장동탄광 시절의 기계 공장동이 빈티지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조차장 옆으로는 탄광과는 어울리지 않는 우아한 글라스하우스가 떡하니 서 있다. 커피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카페이다. 글라스하우스 앞으로는 작은 화단이 있다. 화단은 고한읍 2개 초등학교 아이들이 직접 모종을 심어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 앞에 있는 빈티지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건물은 탄광에서 사용하는 기계들을 제작수리하던 공장이었다.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웨어하우스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높은 천장과 거대한 기계들이 최고의 인테리어 포인트가 되어준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던 거친 공장이 감미로운 음악과 맛있는 음식, 풍미 가득한 와인이 함께하는 낭만적인 공간으로 변신했다. 해발 832m에 자리해 ‘레스토랑 832L’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곳에서는 함백산야생화비빔밥, 화덕피자,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 인근의 수평갱은 동굴 와이너리로 변신해 시커먼 석탄 대신 향기로운 세계 각국의 와인들로 채워지고 있다.

지하에서 희생된 광원들을 추모하는 조형물과 지하 작업 현장에 깨끗한 공기를 공급해주던 수직갱2지하에서 희생된 광원들을 추모하는 조형물과 지하 작업 현장에 깨끗한 공기를 공급해주던 수직갱2를 바라보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레스토랑을 나오면 ‘석탄을 캐는 광부’라는 조형물이 보인다. 지하 작업 현장에서 희생된 광원들을 추모하는 공간인데, 특히 1974년 갱에 고인 물이 터지면서 전원 희생된 광원들을 기린다. 여기서부터 바로 맞은편의 중앙압축기실로 발길을 옮기는 동안 생각이 깊어진다. 중앙압축기실은 깨끗한 공기를 압축해서 지하 채굴 현장에 공급해주는 일종의 ‘산소 탱크’ 역할을 했던 곳이다. 석탄 채굴로 산업이 발전했지만 그 이면에 광원들의 목숨을 건 노동이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이 공간은 ‘생명’을 주제로 한 원시미술박물관으로 거듭났다.

옛 탄광의 흔적을 최대한 유지한 모습 옛 탄광의 흔적을 최대한 유지한 모습옛 탄광의 흔적을 최대한 유지한 채 예술과 스토리를 불어넣다.빨간색 2층 버스를 활용한 키즈카페빨간색 2층 버스를 활용한 키즈카페

대한민국 예술광산 1호 삼탄아트마인은 곳곳에 옛 탄광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조차장의 깨진 창문틀 사이에는 아직도 검은 석탄가루가 남아 있었다. 레스토랑, 카페, 동굴 와이너리, 키즈카페 등과 레일 바이 뮤지엄, 생태체험관, 동굴갤러리, 붉은벽돌극장, 야외공연장 등이 단계적으로 문을 열게 된다. 이렇게 새로운 공간들이 자리를 잡게 되더라도 검은 석탄가루가 깡그리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흔적을 모두 씻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탄광의 흔적 위에 소생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 삼탄아트마인의 설립 의도이기 때문이다.
삼탄아트마인은 독일 에센의 졸페라인(Zollverein)을 모델로 했다. 졸페라인은 폐광의 원형을 유지한 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폐광에 예술과 감성을 불어넣는 삼탄아트마인의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하며, 삼탄아트마인이 졸페라인을 능가하는 문화예술단지로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여행정보

삼탄아트마인
  • 주소 :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 문의 : 033-591-3001
주변 음식점
  • 운암정 : 전통한정식 / 강원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길 265 / 033-590-7631~2
  • 아리랑회관 : 영광굴비백반 / 강원 정선군 사북읍 사북중앙로 11-1 / 033-592-2600
  • 시골한밥상 : 정식 백반 / 강원 정선군 사북읍 사북중앙로 24 / 033-592-3317
숙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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